크로싱 시사회…“10년간 외면받던 北인권 알려지길”

탈북자들의 인권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영화 ‘크로싱(감독 김태균)’에 관객들의 눈물어린 갈채가 쏟아졌다. 2시간 남짓한 영화 상영이 끝난 후 객석에 불이 켜진 순간 5백여 명에 달하는 관객들의 눈시울은 모두 붉게 물들어 있었다.

27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한나라당 진영 의원 주최로 ‘크로싱(감독 김태균)’의 특별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는 일본 NHK 방송 등 국내외 언론들의 높은 관심 속에서 진행됐다.

시사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사실 대단히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이 자리에 왔다”고 운을 뗀 뒤, “영화 속에서의 가슴 아픈 내용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고, 또 어쩌면 영화보다 더 참혹한 일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민족에게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너무 가슴이 아파서 애써 보고 싶지 않은 그런 진실을 오늘 우리는 보게 될 것”이라며 “정말로 중요한 주제이지만 영화로 만들기는 쉽지는 않았을 이 영화를 기획하고 만들어주신 김태균 감독님 이하 출연진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 27일 오후 2시 국회의원 회관 대회의실에서 한나라당 진영 의원의 주최로 ‘크로싱(감독 김태균)’의 특별시사회가 열렸다.ⓒ데일리NK

홍양호 통일부 차관은 “소관 업무를 담당하면서 탈북자들이 국내 정착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지만, 이외에도 해외 탈북 동포들 또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개인의 인생 역정을 담은 이번 영화를 통해 제가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배우는 시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진영 의원은 “우리가 누구보다 먼저 관심을 가졌어야 하는데 미국에서 먼저 시사회가 열려 대한민국 국민이자 국회의원으로서 부끄러운 심정”이라며 “대북정책의 당사자인 국회의원과 각 정당이 탈북자 문제를 좀 더 잘 이해하고, 탈북자의 실상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시사회를 준비하게 됐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한편, 이날 시사회의 주 관객은 탈북자들과 북한인권단체 회원들이었다. 이 때문인지 영화 상영 내내 객석에서는 흐느낌이 터져나왔다. 박 전 대표도 슬픔을 견디지 못하겠는 듯 영화 중간 중간에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객석을 가득 채운 이들은 아내의 약을 구하기 위해 국경을 넘은 용수(차인표 역)와 아들 준이(신명철 역)의 안타까운 이별에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탈북 과정에서 공안에 쫓기는 장면에서는 지난 경험이 생각나는 듯 안타까움의 탄식이 절로 흘렀고, 처절한 교화소 내 생활이 그려질 때는 복받치는 감정을 참지 못하는 듯 오열이 터져 나왔다.

영화를 관람한 탈북자 이태석(2004년 탈북) 씨는 “장마당의 모습을 비롯해 북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재현해 냈다”며 “남한 사람들로부터 간혹 ‘너 혼자 잘 살려고 가족 버리고 도망온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지고는 했는데 이 영화가 그 해답을 주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북한민주화위원회 강철환 운영위원장도 시사회가 끝난 후 “지금까지 북한을 소재로 만든 한국 영화 중에서 가장 북한의 실상에 근접한 작품 같다”며 “누가 굳이 권하지 않아도 보게 될 정도로 잘 만들어진 영화인 것 같다. 이 영화를 계기로 북한의 현실이 조금 더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균 감독은 “탈북자들은 아무래도 직접 경험하신 분들이라 마음이 더욱 아팠을 것 같다”며 “오늘 이 자리에 정치권 인사들도 많이 오셨는데 지난 10년간 외면 받아 왔던 이 (북한인권) 문제가 이 기회를 통해 확산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날 시사회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이상득 국회 부의장, 유정복 한나라당 의원, 통합민주당 박병석 의원 등 여야 정치권 인사들과 홍양호 통일부 차관, 김태균 감독을 비롯해 유세희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이사장, 김상헌 북한인권정보센터 이사장 등 18개 북한인권·탈북자 NGO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2002년 탈북자 25명의 베이징 주재 스페인 대사관 진입 사건을 모태로 만들어진 영화 ‘크로싱’은 오는 6월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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