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보위부에 체포될 위기에 처한 한 주민이 가족과 함께 중국으로 탈출하는 사건이 벌어져 한바탕 소란이 인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에 “회령 국경연선에 살면서 밀수와 돈 이관으로 살아가던 35살의 한 여성 주민이 체포가 임박하자 지난 13일 남편과 아들을 데리고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탈출해 국경경비대와 시 보위부, 안전부에 비상이 걸렸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국경 지역에서 외국산 휴대전화 4대를 소지하고 밀수와 돈 이관 일을 지속적으로 해왔는데 보위부와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의 감시가 그 어느 때보다 심해지면서 상당한 압박감을 느껴온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보위부는 이 주민이 불법 휴대전화를 사용해 밀수와 돈 이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돈을 받고 이를 눈감아주고 있었으나, 최근 들어 끊임없이 내려오는 단속 지시에 결국 이 여성을 붙잡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항상 불안감을 느끼며 살아가던 여성은 담당 보위원의 말 몇 마디에서 낌새를 눈치채고, 더는 무사하지 못할 수 있다고 보고 남편과 8살 된 아들을 데리고 중국으로 탈출했다는 전언이다.
실제 이 여성은 평소 알고 지내던 중국 대방(무역업자)에게 전화해 국경 쪽으로 마중을 나와 달라고 부탁한 상태에서 국경 경비가 상대적으로 허술한 무인지경(無人之境)을 택해 강을 건넜다고 한다.
소식통은 “보위부는 외국산 손전화기(휴대전화) 사용자들이 붙잡히면 혼자만 처벌받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모든 것을 빼앗기고 가족들도 모두 국경 연선에서 쫓겨나 산골로 추방된다는 내적인 방침이 완전히 체계화됐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탈출을 미리 계획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번 사건 직후 이들 가족의 탈북을 방조한 군인 2명도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현재 회령시 국경 분위기가 더욱 살벌하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현재 회령 국경경비대와 시 보위부, 안전부, 연합지휘부 등은 이 사건으로 모두 화가 나서 악머구리 끓듯 하고 있고 이 일이 더 알려지지 않도록 주민들을 입막음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보위부는 ‘중국에 가면 무조건 못 살아남고 남조선(남한)에 납치돼 자기도 모르게 조국을 배반하는 길을 갈 수 있다’ ‘가면 잘 먹고 잘살 것 같으나 이용만 당하다 죽는다’는 등 국경 주민들을 대상으로 탈북을 방지하기 위한 선전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경경비대 내에서는 국경 경비와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한 시간에 한 번씩 돌아보던 국경 무인지경들에 경비 인원을 더 증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