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서 3개월 된 신생아 유기 사건 발생… “경제적 부담감에…”

평양육아원
북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5년 1월 1일 고아원인 평양육아원·애육원을 방문한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최근 북한 함경북도에서 신생아 유기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에 “지난 15일 청진시 애육원 정문 앞에서 버려진 아기가 발견됐다”며 “당시 아기는 포단에 쌓여 있었고 종이에 이름과 생년월일이 적혀 있었는데, 태어난 지 불과 3개월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고 전했다.

북한의 애육원은 부모의 사망으로 고아가 됐거나 버려진 7세 미만 영유아들을 양육하는 곳으로, 우리의 보육원과 유사한 기관이다.

애육원은 식량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일반 탁아소와 유치원과 달리 그나마 식량이 공급되고, 취학 연령의 고아들을 수용하는 초·중등학원과도 다르게 영유아들을 위한 우유와 부식물도 도당위원회가 책임지고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극심한 식량난을 겪는 젊은 부모들은 신생아를 굶겨 죽이기보다 차라리 애육원에 보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애육원 앞에 아이를 버려두고 가는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년 넘게 국경봉쇄가 지속되면서 북한 내부의 식량난은 더 악화하는 양상이다. 더욱이 북한 당국이 길거리 장사를 강제적으로 통제하고 장마당 운영시간마저 3시간으로 줄이면서 거래 활동마저 침체되고 있다.

이 같은 실정에 주민들은 아이를 낳아 키우기에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렇듯 극심한 경제난에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와 맞먹는 수준으로 아이들이 버려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식량난에 대처하지 못한 주민들이 아기를 낳아도 경제적 부담감에 신생아를 키우지 못하는 형편에 놓이고 있다”면서 “훗날 사정이 좋아지면 아기를 다시 찾아갈 것까지 생각하고 신생아를 애육원 앞에 갖다 놓는 부모들이 앞으로도 계속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