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견제·천안함 역풍’ 20대 표심이 승부 갈랐다

6.2 지방선거가 민주당의 선전으로 마무리됐다. 민주당이 당초 예상보다 선전한 배경으로 15년 만에 최고치인 54.5%를 기록한 투표율이 꼽히고 있다. 이 중 20대 유권자들의 막판 표심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투표율이 상승할 경우 대개 투표에 소극적인 20대의 참여가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51.6%의 투표율을 기록한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20대 투표율은 33.9%에 불과했다. 이는 50대 68.2%, 60대 70.9%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투표율이 증가했다면 50대 이상 장년층보다 20, 30대 젊은 층의 투표 참여 증가가 더 두드러졌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처럼 젊은 유권자들의 선거 참여는 당초 예상됐던 ‘민주당 약세’ 판도를 뒤집어 버렸다. 실제 선거에 참여한 20대 유권자들의 표심은 이명박 정부 견제와 심판론으로 집중됐다. 정치 지형에 민감한 만큼 ‘천안함 사건’도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주(28) 씨는 “천안함 사건을 이용하는 한나라당이나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을 이용하는 민주당이나 둘 다 마음에 들지 않기는 매 한가지”라면서도 “한나라당의 독식체제와 밀어 붙이기 식 정책 실행에 대한 견제가 우선돼야한다”고 말했다.


박동희(28) 씨도 “광역단체장은 개인 공약을 먼저 보고 투표를 했다”며 “하지만 정당을 뽑는 비례대표의 경우 한나라 당 독점구조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야당에 힘을 실어줬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생 또한 “MB정부를 심판하고 싶었다”면서 “영리병원 건설 추진과 4대강 사업을 막기 위해 야당의 손을 들어줬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천안함 사건을 이용했다는 젊은 유권자들의 인식이 ‘역풍’으로 작용해 민주당의 승리에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오은경(27)씨는 “천안함 사건을 여당 측에서 너무 부각시켰던 것 같다”라며 “오히려 천안함 사건의 부각이 거부감을 들게했다”고 전했다.


손은정(26)씨도 “천안함 사건이 여당에 호재라는 분석이 많았지만 여당 측에서 그 사건을 너무 이용한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라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젊은 유권자들 표심은 그에 대한 반감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생각 한다”라고 말했다.


높은 투표율을 보인 데는 ‘트위터’가 한 몫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화인과 연예인들이 트위터를 이용해 투표를 독려했고 이는 인터넷을 자주 이용하는 젊은 층의 투표로 이어졌다는 관측이다.


트위터에 16만 7천여 명의 팔로어가 있는 작가 이외수씨는 지속적으로 투표를 독려해왔으며 투표 직후 투표소 앞에서 부인과 함께 찍은 ‘인증샷’을 업로드하며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를 재촉했다.


또한 젊은 유권자들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메신저를 통해서도 선거 전부터 ‘6월 2일 닥치고 투표!!’ ‘투표하자!’ 등의 대화명으로 바꿔 주변인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모습을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