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도 ‘자력갱생’…北주민 “태양판 좋아져…국가 전기 안 바라”

북한 건물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 사진 = 서광 홈페이지 캡처

북한의 만성적인 전력난에 태양광 발전 사용자가 늘고 있고, 설비도 지속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주민들 사이에서 국가 발전에 기대감은 하락하면서 태양광 발전에 대한 의존도는 심화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태양판(태양광 패널)이 좋아져서 조명이랑 텔레비(텔레비전) 보는 데 끄떡 없다”며 “이제는 국가 전기 안 바라고 태양 판으로 (텔레비전을) 보고 다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신의주에서 밥은 먹고 살 만한 주민은 거의 모두 태양판을 (가정집에) 걸었다”며 “크기가 작은 건 가로, 세로 1m이고 큰 것은 1m 50~80cm인데 그걸로 텔레비전 차고(사용하고) 조명 3~4개 차도 일 없다(문제없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북한 가정에서는 태양광 패널 1장을 사용한다. 때문에 가정 내 모든 전기 수요를 24시간 동안 담보하지는 못한다. 이에 주민들은 생산된 전기를 저장했다가 저녁에 조명이나 난방 등 원하는 시간에 부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북한 주민들은 생산된 전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전력 소모가 적은 LED 등이나 혹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을 사용하려는 노력도 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진 북한 주민들의 전력 사정엔 개량된 태양광 발전 장비가 출시된 것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소식통은 지적한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조선(북한)이 전기가 일정하게 안 오니까 변압기로 따로 해야 했는데 요즘에는 태양 판에 배터리와 변압기가 달려서(함께) 나온다”며 “중국에서 파는 태양 판도 조선 실정에 맞게 변압기가 붙어 나와서 이제는 변압기를 잘 안 산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태양광 판에서 생산된 전기를 가정 내 전기 제품과 연결하기 위해서는 변압기가 필수였지만 최근에는 무변압기 방식의 태양광 발전 설비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무변압기형 가정용 태양광 발전 설비는 몇 년 전부터 시중에 판매되고 있지만 북한에는 최근 도입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소식통은 “요즘에 국가 전기는 하루에 3시간 정도 들어오는데 특별히 규정되어 있지는 않고 오늘 들어왔다가 내일 갈 수도 있다”며 “친구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이제 태양 판으로 (발전)해서 전기 그런 것 신경 안 써도 된다’는 말들이 오간다’고 덧붙였다. 국가 전력에 대한 기대감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 태양광 발전
평안북도 송배전부 태양광 발전 시설 / 사진= 서광홈페이지 캡처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과 같이 전력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태양광 발전이 전기 사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곽대종 산업연구원 에너지산업연구부 연구위원은 지난해 9월 ‘북한 에너지, 전력 현황과 남북 태양광 분야 협력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송배전 시설의 낙후로 인해 전력 손실률이 매우 높은 북한 전력 상황을 고려하면 마이크로그리드(독립된 분산전원을 중심으로 한 국소적인 전력 공급시스템)를 지향한 북한의 태양광 발전 잠재력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의 태양광 발전이 전체 전력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낮고 대북 제재 등으로 인한 기술 개발의 한계가 있다며 산업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거나 북한 사회가 직면한 전력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