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보안상의 중국行… 그 뒤에 보이는 어두운 그림자

참으로 묘한 느낌이다. 주상성 북한 인민보안상을 단장으로 하는 보안성 대표단이 15일 중국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인민보안상은 우리의 경찰청장에 해당한다. 인민보안상이 중국을 방문하는 경우도 드물 뿐더러, 또 인민보안상이 중국을 방문한다고 조선중앙통신이 공식 보도를 한 것도 이례적이다.


인민보안성이 하는 업무는 북한 내부의 범죄 단속이다. 따라서 단 한 가지를 제외하면, 인민보안성이 중국과 협력할 일이 별로 없다. 그 한 가지란 북-중 국경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이다. 주로 탈북과 밀무역, 마약거래 단속이다. 북한의 국경경비에 인민보안성 업무가 많은 것이다. 중국쪽 변방대도 공안(公安)이 담당한다.


따라서 조선중앙통신이 인민보안상의 중국 방문을 공식 보도할 정도라면, 앞으로 인민보안성이 중국의 협조를 얻어 대대적인 규모로 무엇인가에 ‘대비할’ 목적일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 ‘무엇’이란 역시 탈북과 밀무역 방지가 아닐까 싶다. 화폐개혁 이후 예상되는 ‘후과’를 방지하려는 대책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북한은 탈북을 방지하기 위해 국경 연선에 감시 카메라와 철책을 설치하는 등 여러 장치를 해왔다. 하지만 주민들의 ‘생존 투쟁’에 번번히 철책이 뚫렸다. 특히 중국과의 밀무역은 아무리 철책을 쳐놓아도 소용이 없었다.


보따리상들은 중국과의 밀무역을 통해 장마당에 각종 상품들을 풀어놓는다. 여기에는 한국제, 일본제, 중국제, 때론 미국제 청바지도 있다. 북한당국은 이번 화폐개혁을 계기로 이미 돌아가기 어려운 계획경제로 다시 돌아가면서 이같은 장마당 밀무역을 원천적으로 끊어버리고 싶을 것이다.


때문에 앞으로 예상되는 초인플레와 주민들의 생존 투쟁, 그리고 주민-당국간의 마찰은 불가피하며, 이번 겨울 탈북이 늘어날 가능성이 잠재한다. 그래서, 화폐개혁과 관련하여 이번 인민보안상의 방중(訪中)이 더욱 주목되는 것이다. 


인민보안성 방중 대표단은 중국 정부에게 탈북자 방지, 밀무역, 마약거래 등에 관해 북중간 공조와 협력을 강조하면서, 감시 카메라와 철책을 비롯하여 새로운 장비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또 한가지, 중국의 변방 기지국을 이용한 북한 주민들의 휴대폰 사용에 관해 중국에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국에 온 탈북자들은 북한에 있는 가족과 중국 기지국을 이용하여 휴대폰 통화를 한다. 즉, 인민보안성 대표단이 북한지역에 휴대폰이 터지지 않도록 기지국 거리를 조정하는 문제를 중국과 협의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올해는 북중 수교 60주년이다. 북한이 중국에게 각종 ‘협조’와 지원을 요청해도 ‘덜 뻔뻔스러워 보이는’ 해이기도 하다.


그러나 북한당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번 겨울을 보낼 주민들이 문제다. 화폐개혁 후 보름이 지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아직 새 월급도 책정하지 못하고 정책이 들쭉날쭉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국영상점에 물품이 없으니 물가는 벌써 오르고 있다. 주민들은 매년 겨울을 나기가 어렵지만 이번 북한의 겨울은 좀 무서울 것 같은 느낌이다. 우리 정부 당국은 바짝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