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북방송 주역은 대학생들이다”

“젊고 열정적인 대학생들의 이야기로 북한주민에게 희망을 전하겠습니다.”

14개 대학방송국이 모여 ‘국경없는 방송 대학생운동본부’(국경없는방송)를 30일 출범시켰다. 이들의 방송 대상은 북한 동포들이다. 대학생들이 북한 주민을 상대로 직접 방송을 제작하고 전파를 보내기 위해 단체를 결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젊은 방송 게릴라들은 그들만의 끼와 감각으로 북한 주민과 거침없이 소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경없는방송 초대 공동대표로 선출된 이인건 동국대 방송국장은 “문화를 선도하고 한반도의 변화를 이끌 대학생들은 남북한 문화 개방의 주역이 될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날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경없는 방송’은 건국, 경희, 경원, 광운, 국민, 동국, 숭실, 서울여, 성신여, 중앙, 총신, 한성. 한국외, 한양대 등 14개 대학방송국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 ‘탈북 대학생들이 들려주는 북한인권 모임’ ‘자유주의대학생네트워크’ 등 대학생 단체들이 힘을 보탰다.

이 국장은 “국경없는방송은 대학생들의 대북방송을 위해 202개 대학방송국을 모아내고 고등학교 방송국까지 참여시키는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라면서 “대학방송 네트워크를 통해 대북방송 뿐 아니라 북한 대학생들에게도 공부가 되는 교재 등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학생 대북방송단체 결성은 대학가의 대북인식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과거 골방에서 대남방송을 청취하며 북한의 혁명노선을 전파했던 8-90년대 학원가와는 큰 대조를 이룬다. 2000년대 후반 학번들의 이같은 도발은 기성 386세대들에게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날 기자회견은 정부의 대북방송 지원을 촉구하기 위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공동대표인 성하윤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 대표는 “대북방송 단체에 주파수 할당 등의 비용을 지원하고, 민간 대북방송 지원법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대북방송애 정부가 나서 송출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축사를 진행한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여기 있는 대학생 여러분들이야말로 새로 요구되는 시대의 방향을 먼저 읽은 사람들”이라며 “여러분들은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참여 학생들을 격려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축전을 통해 “대학생 여러분이 북한에 전달하는 목소리는 북한 주민의 귀와 마음을 열어 자유민주 사회의 참 가치를 깨닫고 인권을 찾도록 도와줄 것”이라며 단체 출범을 축하했다.

국경없는방송은 ‘열린북한방송’(대표 하태경)을 통해 직접 대북방송을 송출하는 한편, 정부의 대북방송 지원을 촉구하는 캠페인과 공청회 등을 열 계획이다. 또 올 여름에는 중국-북한 국경 답사를 통해 직접 대북방송을 들어보고 이를 개선해나가는 활동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경 없는 방송’은 현재 열린북한방송이 1일 1시간 송출하는 대북방송 프로그램에서 20분을 배정 받아 방송하고 있다. 주파수는 단파 7390KHz로 매일 밤 11시부터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