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정 前재정부장 내각 복귀 경제 주도”

총살설이 나돌고 있는 박남기 북한 노동당 재정부장을 대신해 윤기정(尹基貞·82) 전 정무원 재정부장이 내각에 복귀해 화폐개혁 이후 혼란스러운 인민경제 분야의 수습책을 주도하고 있다고 복수의 북한 내부소식통이 23일 알려왔다. 


평양시에 거주하는 김일근(가명) 씨는 이날 데일리NK와 가진 통화에서 “화폐교환(화폐개혁) 이후 널뛰기를 하고 있는 상품값(물가)을 다음달 1일까지 바로 잡겠다는 내각 통보가 내려왔다”면서 “이제 인민경제 분야는 내각에서 책임지고 혼란을 수습할 것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화폐개혁 이후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시장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퇴임했던 윤기정 전 정무원 재정부장이 내각에 복귀해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윤 부장이 복귀하면서 쌀값이 떨어지기 시작해 3월 중순 1200원까지 올라갔다가 지금은 600원 대로 내려앉았다”면서 “현화(외화) 파동 때문에 물가가 뛰었는데(올라갔는데) 최근 들어 하루에도 100원 씩 떨어졌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4일 시장가격 상한선을 고시한 바 있다. 고시 가격에 따르면 쌀값은 1kg에 240원, 옥수수는 1kg에 130원 수준이다. 김 씨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다음달 1일까지 고시 가격대로 상품값을 원상복귀 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소식통은 하루 전 전화통화에서 “곧 배급을 정상화 하겠다는 말이 돌아 쌀값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소식통도 “윤기정이 나오면서 쌀값이 다시 떨어지고 환율도 내려갔다”면서 “주민들은 환율이 너무 널뛰기를 하니 혼란스럽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윤 부장은 1928년 서울 출생으로 1980년부터 20년 가까이 정무원 재정부장으로 재임했다. 이후 인민경제대학 총장을 역임했다. 현재 김일성종합대학 명예교수이자 당 중앙위 후보위원, 최고인민회의 12기 대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2007년 10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의 남북 정상회담 시 우리측이 준비한 답례 만찬에 참석한 바도 있다.


북한 당국은 화폐교환을 주도한 노동당 재정부를 대신해 실물경제에 밝은 윤기정을 앞세워 내각을 중심으로 현 경제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윤 부장의 오빠는 사망한 윤기복 전(前) 조국전선 중앙위원회 공동의장이다.


한 고위직 출신 탈북자는 2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윤기정은 김일성이 매우 아끼던 재정부문 일꾼이었다”면서 “김일성이 죽고 김정일이 나서면서 경제 분야 전면에서 물러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부장은 고정하고(원칙적이고) 일 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재정 분야에 뼈가 굵은 인물이어서 김정일이 화폐교환 수습책을 맡긴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