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온성군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북한 여군들이 민가에 몰래 들어가 닭이나 염소를 훔치자 주민들이 부대와 보안서에 거세게 항의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청진시의 고사총 부대에 소속된 여군들은 사단급 부대에서 부식용 작물을 키우기 위해 관리하는 온성군 부업지에 영양실조 치료와 농사 지원을 위해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청진 고사총 부대에서 나온 여군들은 앙상한 뼈나 피부가 그대로 드러날 정도로 영양 상태가 형편 없다”면서 “주민지대에 나타나 처음에는 먹을 것을 달라고 하소연하다가 이제는 훔쳐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4월 온성군에 파견돼 ‘자신들이 영실(영양실조)에 걸려 먹을 것이 필요하다’며 군인 물품을 판매했다.
소식통은 “여군들은 군복과 군대 지하족(작업화), 심지어 배낭까지 팔았는데 군품이 질이 괜찮아서 주민들이 쌀과 감자를 주고 물건을 샀다”면서 “또한 부업지 농사에 동원돼도 배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요즘 들어서 주민들 밭이나 집을 털어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군들이 헐은 군복과 지하족을 신고 농사에 동원된 모습을 보고 처량하다는 반응까지 보인다”면서 “자식을 군대에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주민 지대에 내려와 물건을 훔치자 골칫거리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주민들이 집에서 키우던 닭이나 짐승들이 없어지자 군인 소행이라고 여기고 처음에는 부대에 항의를 했고, 이것도 통하지 않자 보안서에 신고를 했다”면서 “보안서(경찰)도 군인 일이라 별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1990년대 식량난 이후 군대 배급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군인들이 주민들의 작물과 가축을 훔치면서 민군 갈등이 커졌다. 김정은 집권 이후 식량 사정이 호전됐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일부 부대에선 간부 부패와 질병 등으로 몇몇 병사들이 영양실조에 걸리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