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독재권력의 3대 세습이 확정됐지만 국내 좌파 단체에선 비판 성명 하나가 없다. 좌파 성향의 손호철 서강대 교수만이 ‘진보진영이 북한 3대 세습 반대에 앞장서야 한다’는 칼럼을 인터넷 신문에 기고한 것이 유일할 정도다.
민주노동당은 한 술 더 떠 “국민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 하더라도 북한 문제는 북한이 결정할 문제라고 보는 것이 남북관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며 오히려 북한을 옹호하는 입장을 보였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 5급 사무관 특별채용 의혹이 처음 불거질 당시에 민노당은 언론 보도만으로도 “이런 식의 고위층 자녀 특혜 채용은 실업으로 고통 받는 청년들을 두 번 죽이는 파렴치한 일”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민노당 뿐만 아니라 천안함 문제에 대해서 정부의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침몰’ 결과를 배격했던 참여연대도 3대 세습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명백한 북한의 어뢰공격에 대해서는 의혹을 덧칠해 사실상 북한에 면죄부를 주고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서는 침묵하자 네티즌들은 ‘그 많던 친북세력은 어디갔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죽했으면 1인 시민단체 활동가로 유명한 ‘활빈단’ 홍정식 대표는 30일 서울대 정문 앞에서 “서울대 총학생회는 3대 세습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라’는 시위를 벌이는 웃지 못할 희극까지 연출되고 있다.
참여연대는 북한의 두 차례 핵실험을 실시한 당시에는 비판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3대 세습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궁금증을 낳고 있다. 북한 내정이기 때문에 세습 문제에 관여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민노당과 참여연대 등이 참여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통일쌀 보내기 국민운동본부’는 정부의 대북지원을 촉구하면서 ‘북한 동포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인도적인 차원에서 쌀을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를 써오고 있기 때문에 내정 불간섭 논리는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조종익 사무차장은 “북한 정권과 동맹관계에 있는 중국 정부가 3대 세습에 대해 북한 내정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새로운 성취를 이룩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한 것처럼 국내 친북세력들도 솔직하게 3대 세습에 대해 덕담을 하고 스스로를 ‘커밍아웃’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