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정법 위반 사실이지만 간첩은 아니다”

북한 공작원에 포섭돼 지난 10여 년간 탈북자 관련 정보를 수집·제공한 혐의로 국군기무사령부에 적발돼 지난달 18일 구속 기소된 전향 간첩 한 모씨(63세)의 첫 공판이 14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검찰이 이날 재판부에 제시한 공소장에 따르면 한 씨는 총 22차례 실정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씨는 1996년부터 북한 공작원에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전 노동당 비서), 대성공사, 하나원 등의 정보를 제공했고, 자유북한방송,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등 탈북자 관련 단체 등의 동향과 다수 탈북자들의 정보도 수시로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씨는 북한 공작원과 미니홈피 등을 통해 접선했으며, 중국에서 수차례 접촉했다. 또한 1996년부터 2007년까지 총 네 차례 밀입북, 지령을 받거나 실제 가족을 만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씨는 권총 및 실탄 20발을 소지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 씨는 피고인 진술에서 “실정법을 위반한 것은 사실이나 간첩이 아니다”라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머니를 찾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 접촉한 북한 사람들이 외화벌이 일꾼인 줄 알았다. 실제 북한사회라는 것은 외화벌이 사업을 하면서 부수적으로 정보 수집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나는 국가기밀을 다루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씨의 변호사도 “북한 정보요원들은 한 씨와의 접촉에서 가명을 썼기 때문에 한 씨가 이들을 외화벌이로 오해한 점, 북한 정보요원들의 실명이 검찰의 사진대조 과정에서 나왔다는 점, 피고인이 소설에나 나올법한 허위정보를 제공하면서 이북에 (가족을 만나기 위해) 수시로 드나든 점 등을 참고했을 때 간첩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한 씨를 변호했다. 


또 “전반적으로 공소사실에 그 동기에 대해 전혀 언급된바가 없다”며 “한 씨의 행위는 우리나라의 특수사정을 고려한 분단의 사모곡으로 봐야한다”며 간첩죄에 대한 무죄를 주장했다.


이날 한 씨가 참고인 진술서 조사 중 일부 진술에 동의하지 않아 재판은 10월 1일 속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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