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체제, 북핵 비확산에 집중할 것”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중국에 대북정책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중국 내 온-오프라인상에선 중국의 북한 핵실험에 대한 정책을 비판하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북한의 1, 2차 핵실험 때와는 다르게 이번 핵실험 전 ‘반대’ 입장을 수차례 밝혔고, 주중 북한 대사를 초치하는 등 전례 없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음에도 북한이 아랑곳하지 않고 핵실험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다음 달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해 시진핑 체제가 공식 출범한다. 때문에 3, 4월쯤 열리는 중국의 대외정책을 결정하는 외사영도소조회의에서 시진핑 체제의 대북정책 변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관측된다.


또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해 시진핑 체제의 대북정책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 제재의 실질적 효과를 위해선 중국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와 달리 중국이 대북정책을 단시일 내에 전환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9일 데일리NK와 만난 중국전문가 이태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해 “특단의 묘책이 없는 이상 (외사영도소조회의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대북정책 기조가 ‘한반도 평화·안정→북한 체제 안정→북한 비핵화’를 우선하기 때문에 비핵화를 위해 북한 체제 안정을 위협하는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체제 불안은 중국으로서도 혼란과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이 먼저 (북한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중국 내 반북(反北)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점에 대해선 “북한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식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대규모 시위로 이어지지 않으면 시진핑 체제의 대북정책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수석연구위원은 “박근혜 정부가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미·중 3국이 대화채널을 강화하고 협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태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과의 일문 일답]










▲이태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김태홍 기자

-중국이 안보리의 추가 대북 제재안에 어떤 입장인가.


“찬성은 할 것이다. 제재안 찬성은 국제사회에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북한에도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이다. 문제는 제재안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느냐다. 금융제재, 해운제재 등을 고강도로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북한에 핵실험을) 계속하라는 메시지가 될 수 있으니 제재안에는 동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대북제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는 것은 뜸을 들일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정도의 제재를 곧바로 들어가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국제사회가 원하는 강도나 원유 중단을 즉각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를 찾으면 모를까, 어렵다고 본다.”


-식량과 원유를 중단하는 일은 없다는 얘기인가.


“과거에 원유를 며칠 중단한 일이 있었지만, 중국은 그런 일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북한은 상당히 놀랬다. 식량과 원유 중단은 군사적 제재를 제외하면 가장 마지막 수단이다.”


-그렇다면 중국이 어떤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이나. 


“중국이 고강도로 제재를 할 경우에 북한이 반발하든지 아니면 중국의 의견을 경청하는 태도로 나올지는 100% 장담할 수 없다.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상황이 악화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다른 국가와 협의 없이 중국 혼자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는 하지 않을 것이다.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에 부담을 갖고 유엔 제재를 따라간다는 것을 표명하며 북한에도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보낼 것이다.”


-중국의 핵실험 전후(前後) 입장 변화에 대해 이중적이라는 비판이 있는데. 


“중국은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긴장되는 것을 막으려 하는 것이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을 비난하면서도 국제사회의 냉정함을 요구하는 것이다. 북한에도 국제사회와 북한 사이에서 중재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북한을 여전히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나.


“‘전략적 자산’까지는 모르겠지만, 지도부 내에서 논쟁이 있는 것 같다. 부담도 돼 자산만은 아닐 수 있는데, 그렇다고 내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을 관리해 나갈 것이다. 북한의 체제 불안은 중국으로서도 혼란과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이 먼저 (북한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인가.


“겉으로는 인정하지 않지만, 실제 다 알고 있다. 중국의 입장은 북한의 비핵화가 기본적으로 이익이지만 비핵화를 위해서 북한을 붕괴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개발을) 막아야 하는 방법이 붕괴로 몰아가는 것이거나 불안정을 야기하는 것이라면 비핵화보다 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근본적인 대북정책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내부에서 논란이 있지만,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붕괴도 막고 비핵화를 이룰지에 대한 묘책이 없다. 한국은 중국에 노력해서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미국도 협력할 수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대북정책이) 뒤집어지기 쉽지 않다. 그래서 중국은 6자회담을 하자고 하는 것이다.” 


-최근 중국 내 반북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데.


“북한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식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이 보도하지 않으면 알 수 없지만, 보도하는 것은 중국 정부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반응을 북한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국제사회에도 알리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반북 여론이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중국 내에서도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할 수 있지만, 대규모 시위가 아니면 어렵다고 본다. 시진핑 체제 역시 신경 쓰는 부분은 미국과 일본의 움직임이다. 모든 것을 불사하고 6자회담을 주장하는 것도 주도권 장악은 아니더라도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서다. 북한에 대한 아무런 영향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문제지만, 정책을 완전히 바뀌기도 쉽지 않다. 결국 북핵 비확산 모드로 가는 데 집중할 것이다.”  


시진핑 체제의 대북정책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외사영도소조가 3, 4월에 열린다


“시진핑 체제가 출범하는 단계에서는 북한을 완전히 ‘왕따’ 시키는 것은 어렵고 가능하면 북한을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특단의 묘책이 있지 않으면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북한 때문에 동북아의 안보, 국제관계가 꼬이고 요동치는 상황이 된다면 새로운 정책이 나올 수 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미·중이 따로 만나지 않았는데,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기회를 만든다면 북한을 압박하든 자극하든 효과적으로 대처해나가는 방안이 될 수 있다.” 


-한국 정부가 외교적 역량을 동원해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우리가 중국을 설득해 대북정책 변화를 이끌어 내기는 쉽지 않다. 한국에도 이익이면서 중국의 이익에 부합되는 것을 찾아 그러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남북 간의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중국이 여건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중국만이 아니고 미국과의 협의도 필요해 서로 합의가 암묵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호 신뢰가 있으면 가능해질 수 있다.” 


-우리도 핵무장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수사적으로는(레토릭으로는) 핵보유가 가능하다. 국내 여론의 힘을 빌려 중국을 압박, 중국이 얼마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느냐가 문제다. 하지만 미국이 있는 한 그런 일을 없을 것이라고 중국은 보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비확산이 주요 대외정책이다. 한국이 핵을 개발하도록 허용한다면 핵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고, NPT 체제가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이 되므로 미국이 오케이 하지 않을 것이 뻔하다. 일방적으로 할 수 없는 것이니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데 미국이 반대하지 않을 경우 중국은 부담감을 가진다. 이번 기회를 통해 일본이 군비를 증강하는 방향으로 나가면 중국이 심각하게 반응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조어도 문제 등 중국이 감당하는 것 이상으로 동북아 지역 내 안보가 보장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이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는데 있어 강약을 조절할 수 있다고 본다. 시진핑 체제가 잘 조절해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후진타오 시대와는 다를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대중전략 방향은.


한·미·중 3국이 협력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선인이 가장 먼저 중국에 특사를 보내고 신뢰를 쌓으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신뢰를 쌓는 것이 미국에게도 반드시 부정적으로 인식되지는 않는다. 한·미·중 3자 간 대화채널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3국이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신뢰가 생기면 궁극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중국에 북한을 조이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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