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연 ‘1호도로’ 경계 강화에 “원수님 특각 오셨다” 말 나돌아

호위사령부 무장한 채 교대근무하며 주민 접근 통제…19일 오후부터 평상시로 복귀

김정은 삼지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사진으로 공개한 삼지연시 전경.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양강도 삼지연의 ‘1호 도로’(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전용도로) 주변에서 호위사령부의 경계근무가 강화되는 등 특이 동향이 나타났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평상시와 다른 삼엄한 분위기에 주민 사회 내에서는 ‘원수님(김 위원장)께서 특각(별장)에 머물다 가셨다’는 말도 나돌았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에 “지난 9일부터 열흘간 삼지연 비행장에서 시내로 나오는 길에서 특각 쪽으로 올라가는 1호 도로에서 호위국의 단속과 통제가 갑자기 강화됐다”며 “평상시에는 하루 한 번 2인 1조로 도로 순찰근무를 했는데, 이때에는 1호 도로 입구에서 약 50m 떨어진 부근에 이동형 초소막을 짓고 1명이 2시간씩 무장한 채로 교대근무를 섰다”고 전했다.

특히 당시 1호 도로 경계근무를 서던 호위사령부 인원들이 머리에 철모를 쓰고 어깨에는 위장막을 걸치는 등 유사시나 준전시 상태에서 볼법한 모습을 하고 있어 더욱 엄중한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5월에는 중국에 밀수할 황백피나 오가피, 두릅, 약초 등을 구하러 삼지연뿐만 아니라 인근 보천, 백암, 삼수군과 혜산시 등에서도 주민들이 몰려와 산에 오른다.

평소에는 주민들이 1호 도로를 몰래 가로질러 산에 올라가도 별문제 없을 만큼 감시가 강하지 않았지만, 당시엔 호위사령부가 돌연 1호 도로 주변 경계를 강화하고 단속하는 통에 주민들이 바짝 긴장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원래는 사람들이 지나지 못하는 길인데 호위국이 하루에 한 번씩만 담당구역별로 순찰을 하기 때문에 몰래 지나서 산에 올라도 괜찮았다. 그런데 갑자기 호위국이 임시 보초막을 세우고 길에 접근도 못 하게 하고 사람이 1분 이상 머뭇거리면 빨리 지나가라고 하고 세게 통제했다”고 말했다.

이는 김 위원장의 삼지연 현지지도 때도 볼 수 없었던 특이 동향이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김 위원장이 삼지연을 시찰했을 당시에는 시당과 보안서, 보위부 등이 총동원돼 철길이나 역사, 일반 도로를 정비하고 보위 사업을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1호도로에 한정해서 호위국의 경계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이유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양강도 보위국 고위간부 가족에서 나온 말이라면서 ‘원수님께서 10일부터 비공개로 며칠간 특각에 머무셨다’는 이야기가 사람들 속에서 돌았다”고 했다.

실제 주민들은 호위사령부의 1호도로 주변 통제 움직임과 내부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토대로 김 위원장이 특각에 왔다고 믿는 분위기가 강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원수님 전용 삼지연 특각이 완공돼 물품도 들여오고 계절정비도 마쳤다고 들은 간부들도 있다는데 진짜 휴식하러 오셨나 보다’, ‘중국 대방들이 국경 밀수꾼들에게 ‘원수님께서 아프다’고 했다는데 그래서 공기도 좋고 경관도 수려한 삼지연에 휴양 오셨나 보다’는 말들을 했다”고 전했다.

호위사령부는 19일 오후 1호도로에 설치했던 이동식 보초막을 철거하고 다시 평상시처럼 순찰근무를 시작했으며, 이에 주민들도 예전처럼 몰래 1호도로를 가로질러 산에 올라가 약초를 캐오는 등의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