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집권세력 단계적 통일도 두려워 한다

북한 주민들은 같은 민족이 살고 있으며, 통일된 하나의 나라가 될 남한을 생활수준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설정할 것이다. 남한 수준에 도달하지 않으면 이는 ‘가난함’으로 여겨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하루 아침에 남한과 같은 생활수준을 이끌지 못한다면 정권에 대한 불만도 그만큼 빨리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북한 주민 대부분은 남한과의 타협을 이룬 정부라 하더라도 당연히 김일성, 김정일 정권의 계승자로 보고 북한 경제 몰락과 식량난, 정치범과 인권유린에 대한 책임을 함께 물을 것이다. 이 때문에 단계적인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남북 교류와 접촉을 활발하게 벌이겠지만 여전히 기존 정권이 남긴 유산 때문에 심각한 위협을 안고 가게 될 것이다.


북한 정권이 남한과 교류를 확대하면서도 주민에 대한 감시와 통제 정책을 그대로 지속한다면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 좀 더 용이할 수 있다. 그러나 통일 준비  때문에 남한 기술자나 사업가들이 북한을 방문해 여러 사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주민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김정일 시대처럼 오롯이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한에서 나오는 온작 인권유린과 지도자의 부정에 대한 증거와 자료가 많이 노출될 것이다.


물론 북한의 현실을 잘 아는 사람들은 북한 정권의 성격에 대해 착각이 별로 없다. 그러나 북한 인권유린 현실을 증언하는 영상이나 자료, 공식서류를 접하지 못했거나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의 선전에 넘어간 사람들은 북한 내 인권 유린 실태가 과장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교류가 활발해진다면 의심하기 어려운 다양한 증거가 노출될 것이다. 북한에서 김부자 초상화를 훼손한 자가 중벌을 받는 것이 잘 아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초상화 사건 때문에 10년 형기를 받은 사람의 실명과 사진 그리고 이 사건에 관한 서류가 노출된다면 그 충격은 클 것이다. 남한 사회에서 보수파뿐만아니라 북한의 잘못을 간과하는 경향이 강한 진보파도 이러한 노출을 무시하기가 어렵다. 


결국 남한과 교류가 활발하면 할수록 남한에게서 인권 상황을 개선하라는 압력을 많이 받을 것이다. 북한 엘리트가 이 압력으 수용해 주민들에 대한 압제 정책을 완화 한다면 내부 안정과 질서 유지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좋든 싫든 간에 남한의 눈부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의 발전은 북한 체제에게는 위협요인이 된다. 남한의 경제지원을 받아도 폐쇄정책과 정보통제, 공포정치를 지속해야 장기적인 생존이 가능하다.


물론 북한 정책결정권자들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단계적인 통일을 위함 정상회담 개최를 정치적인 집단자살처럼 생각하고 절대 시작하지 않을 것이다. 회담을 통해서 이룰 통일은 겉으로 보면 매력적인 제안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근거가 없는 환상에 불과하다. 통일을 초래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북한 국내 변화부터 시작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단계적인 통일에 대한 희망 때문에 남북 교류와 접촉을 수행하는 인물과 단체의 활동을 지지한다. 그들의 활동과 노력은 불가피하게 북한 내부에서 해외에 대한 지식의 확산을 격려하고 중,하급 엘리트를 비롯한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의 참된 모습을 볼 기회를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주관적인 생각과 상관 없이 이러한 노력은 북한 독재 정권의 권력 기반을 약화하고 남북 통일을 초래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인 북한 민주화 세력의 영향력을 향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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