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검증의정서 채택될까..시료채취 ‘주목’

“현 시점의 특수성을 감안한 절충이 이뤄지느냐가 관전포인트다.”

서울의 외교소식통은 24일 다음달 8일 재개될 북핵 6자회담의 최대 과제로 부상한 검증의정서 채택문제에 대해 ‘절충의 미학’을 강조했다.

두 달 뒤면 재선까지 포함해 8년의 대통령 임기를 마치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처지는 물론 5년 넘게 진행해온 6자회담의 의미있는 성과 도출을 원하는 중국, 오바마 차기 행정부와의 원만한 관계설정을 원하는 북한의 입장 등을 두루 감안한 분석이다.

특히 8년동안 일관성 부재로 인해 외교분야에서 초라한 평가를 받는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북핵 문제에서 성과를 도출하는 게 외교분야에서 마지막 남은 희망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강경파들로부터 ‘북한에 너무 양보했다’는 공격을 받아온 협상파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대북 협상을 부시가 수용했고 결국 ‘마지막 협상’을 벌이게 됐다는게 북핵 외교가의 시각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최소한 북한이 그동안 극도로 거부감을 피력했던 ‘용어’만큼은 6자회담에서 채택될 검증의정서에 담기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 향후 검증의 정확성과 완전성을 좌우할 ‘시료채취(샘플링)’의 경우 북한이 이미 노골적인 거부의사를 밝힌 만큼 내용성을 보장하는 대신 표현은 북한의 입장을 고려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이미 지난 12일 외무성 담화를 통해 현안인 북핵 검증과 관련, “검증방법은 현장방문, 문건확인, 기술자들과의 인터뷰로 한정된다”고 밝혔다.

반면에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정식으로 해제하면서 미 국무부가 10월11일 밝힌 내용을 보면 ‘시료채취(sampling)와 법의학적 활동(forensic activities)을 포함한 과학적 절차의 사용에 합의했다’는 것이 포함돼 있다.

아직까지 북미간 검증 협의에서는 구체적인 진전이 도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6자회담이 재개되기 전까지 앞으로 2주정도 시간이 있는 만큼 북미간 협의를 재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북미간 협의 결과에 따라 검증의정서에 담길 ‘시료채취’의 표현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 등은 시료채취의 표현보다는 내용을 중시하고 있다. 영변 핵시설 등 미국이 원하는 장소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하면 마치 나무의 나이테를 보듯 북한이 언제부터 몇차례에 걸쳐 재처리를 했으며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플루토늄을 추출했는 지를 고스란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중요한 것은 시료채취를 실제로 할 수 있느냐 여부”라며 “과학적인 절차를 통해 내용을 보장받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내용적으로 시료채취를 용인할 경우 표현이나 실제 검증 시기 등은 북한이 원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6자회담 개최일정을 밝힌 라이스 장관이 “이번 6자회담의 목표는 북핵 비핵화를 위한 검증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시각을 대변해준다.

라이스 장관은 ‘부시 행정부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북핵문제가 교착상태에 빠진 데 실망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30년 이상 준비해온 만큼 이를 검증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결국 부시 행정부가 끝나기 전 비핵화 3단계(핵폐기)를 여는 교두보가 될 검증의정서를 채택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소식통은 “지난 5년을 끌어온 6자회담은 사실 부시 행정부와 운명을 같이해왔다”면서 “오바마 차기 미국 행정부에 넘어가면 어차피 북핵 문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다뤄야 하며 이번 6자회담은 그런 측면에서 부시 대통령을 고려한 마지막 행사”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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