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하고 있는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이 북한 당국의 규제로 4억 달러가량의 현금을 송금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소리 방송(VOA)은 22일 오라스콤 회계법인 ‘딜로이트’가 작성한 2013년 9월 말까지의 회계감사 보고서에 북한에 약 4억 2000만 달러의 오라스콤 현금이 묶여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감사 보고서는 북한 당국의 규제로 인해 고려링크가 보유 중인 현금 잔고를 외화로 바꾸지 못해 이집트 본사로 송금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이 4억 달러에 대해 별도의 특기 사항으로 지적, “북한 당국이 이 현금 잔고를 특정한 영업과 자본비용에만 사용하도록 규제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고려링크의 현금잔고를 ‘비유동성 금융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나기브 사위리스 오라스콤 회장은 지난해 11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북한으로부터 배당금이 회수될 때까지 그 일당지배 국가에 더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나타낸 바 있다.
보고서는 또 “북한 고려링크의 수익이 2013년 1분기 7400만 달러에서 3분기에는 8100만 달러로 늘었다”고 전했다. 오라스콤은 북한 고려링크에 7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보고서는 이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고려링크의 총 수익은 2억 3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0%가 넘게 증가했다”면서 “지난 해 1분기 말 4억 2000만 달러에서 3분기 말에는 5억 1000만 달러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현금 잔고도 같은 기간 3억 3000만 달러에서 4억 2000만 달러로 30% 가까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북한 내 휴대전화 가입자 숫자에 대한 정확한 숫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고려링크의 수익 증가가 가입자 수 증가에 힘입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오라스콤은 지난해 5월 북한 내 휴대전화 가입자가 200만 명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한편 보고서는 북한이 미국과 유럽연합 등으로부터 받고 있는 경제제재를 지적하며 이러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고려링크의 영업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지만, 제재가 강화될 경우 오라스콤 본사와의 금융거래와 북한 내 영업이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