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자체 생산 주장 스마트폰 ‘평양’ 직접 써보니…

▲북한 스마트폰 평양, 아리랑 리뷰 동영상. /영상=유튜브

진행 : 이동통신 가입자 370만 시대(이집트 오라스콤사의 1월 발표). 이제는 손전화(핸드폰)를 통해 시장 정보를 주고받는 게 북한에서도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타치폰(스마트폰)도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는데요. 김지승 기자와 함께 한국과 북한의 타치폰에 대해 비교해 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김 기자, 일단 북한에서 타치폰 시장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시죠.

기자 : 네. 데일리NK가 최근 북한 ‘평양’ 타치폰을 입수했는데요. 북한은 이 평양 외에도 아리랑, 진달래 등을 자체 생산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에서 타치폰은 2015년부터 주민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끌어왔는데요. 접이식(폴더) 폰에 비해 가볍고, 화면이 커서 영상을 손안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입니다. 또한 간편한 조작 하나로 사진 촬영 등 여러 가지 기능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주민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타치폰의 등장에 ‘북한의 기술적 비약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및 외국 부품을 가져와 조립만 한 것이라는 비판적인 이야기도 있습니다. 또한 한국의 타치폰과 비교해 봤을 때 여전히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진행 : 그렇다면 남북 타치폰을 본격적으로 비교해 보도록 할까요?

기자 : 네. 제가 직접 둘 다 사용해 봤는데요. 먼저 한국에서 최신폰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 ‘갤럭시S8’의 경우 작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큰 화면을 자랑합니다. 또한 화면을 곡선으로 만들어서 오랜 시간 동안 불편함 없이 영상을 감상할 수 있게 만들어 졌습니다.

북한 타치폰 평양도 이 부분은 유사했습니다. 크기가 비슷해서 다양한 기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니까 전자책(e-book), 영상 등을 이용할 때 가독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타치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냐는 의문은 있습니다. 화면을 터치했을 때 한국의 경우 바로 반응하지만, 북한 평양 타치폰은 반응 속도가 좀 느리다는 단점이 있는 겁니다.

진행 : 영상에서 가장 중요한 게 화질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이 부분은 차이가 있던가요?

기자 : 가장 차이가 큰 점이 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한국의 갤럭시S8은 최신 사진카메라에 못지않은 화질을 자랑합니다. 사진 촬영할 때 자동 초점 기능을 실행할 수 있어, 보다 선명하고 생동감 있게 표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인물모드, 음식모드, 풍경모드 등 환경에 맞게 조절해 최상의 사진 품질을 누릴 수 있습니다. 또한 어두운 곳에서도 사진이 잘 찍힐 수 있도록 밝기도 조절할 수 있기도 하고요.

반면 평양의 경우 자동 초점 기능을 갖추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저화질(전면 200화소, 후면 800화소)로 선명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표준, 얼굴보정, 그림려과(필터), 전경그림(배경) 4가지 모드가 있지만 화질이 떨어져서 각 모드에 대한 특징이 별로 차이가 없다는 평가도 해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화면 가독성도 한국의 타치폰 비하면 떨어지는 편이어서 장시간 글을 읽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진행 : 타치폰을 통해 놀이(게임)를 즐길 수 있고, 각종 정보를 파악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하곤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차이는 어떤가요?

기자 : 사실 이 부분이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타치폰은 인터네트(인터넷)에서 필요한 프로그람(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지만, 북한의 평양에서는 추가로 프로그람을 설치할 수 없게 만들어 놨습니다. 북한 당국에서 제공한 것만 즐길 수 있다는 말입니다.

평양 타치폰 내에 들어있는 프로그람을 살펴보자면, 주로 백두산총서123, 조선대백과사전, 조선말사전, 다국어 사전, 명의원(의학상식) 등 학습에 초점을 맞춘 것이 많았습니다.

과거 30권이 넘는 큰 사전을 일일이 찾아보던 불편함에서 벗어나서 한 번의 검색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고 할 수 있죠. 다만 인터네트 연결이 안 되다 보니 주로 사상교육, 외국어 검색 등 전자사전으로서의 기능만을 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는 5인주20, 14맞추기 등 주민들이 즐겨하는 주패놀이(카드게임)도 내장되어 있었습니다.

진행 : 마지막으로 어떤 부분을 비교해 볼 수 있을까요?

기자 : 전력 사정이 열악한 북한 주민들에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밧데리(배터리) 부분을 주의 깊게 봤는데요. 평양은 4000mAh(마흐)로, 3000mAh인 갤럭시S8보다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더군요. 접이식 손전화에 비해 화면 크기가 큰 타치폰이 전력 소모가 크다는 것을 감안해 경쟁력을 갖추고자 한 것인데, 단점도 분명해 보입니다.

또한 갤럭시S8은 배터리 발열, 부품 현상, 폭발 등 안전을 위해 무리하게 배터리 용량을 증가시키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반도체 강국’답게 배터리 용량을 줄이면서 안전사고 및 불량을 줄이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 무게에서 차이가 납니다. 평양은 199g이고, 한국 갤럭시S8은 155g이었습니다. 한국 타치폰이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해서 오랫동안 사용할지라도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디자인됐다고 볼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