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아파트 가격 폭락에 거래 실종, 부동산 마비상태 위기감

불패신화 북한 부동산, 시장 침체 및 공급과잉 된서리 맞나?

[twenty20 img1=”248682″ img2=”248886″ offset=”0.5″before=”2015년 신의주시 채하동” after=”2018년 신의주시 채하동”]

최근 북한 신의주시 채하동에 2015년에 비해 대형 빌딩과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구글어스 캡처

북중무역의 70%를 담당하며 중국 랴오닝(遙寧)성 단둥(丹東)시와 인접한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의 아파트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평양 발 부동산 위기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신의주 소식통은 7일 “신의주 채하동 고급 아파트(100㎡ 기준) 가격은 10월 1일 기준으로  3∼4만 달러로 주저 앉았다”고 말했다. 1㎡당 300∼400달러 수준이다.

KOTRA가 올해 6월 발간한 북한 부동산 시장 보고서에서 신의주 지역 아파트 가격은 1㎡당 5000위안(약 720달러)에 달한다. 약 4개월 만에 1㎡당 300달러 이상 폭락했다.

지난 10년 가까이 상승 일로를 보였던 북한 부동산 가격은 지난 8월부터 꺾이기 시작해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기존에 시공한 아파트의 신규 물량이 계속 쏟아지고 있어 매매와 분양이 안되는 마비상태로 치닫고 있다.

소식통은 “신의주에서 골조만 세운 뼈다구 아파트가 100㎡ 기준으로 1만 달러, 내부 장식(인테리어)까지 하면 3만 달러 정도 된다”면서 “중국과 비교하면 지금은 뭐 거저(공짜)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현재 신의주 아파트 가격은 본지가 지난 2015년 조사한 당시와 유사한 수준이다. 지속적 상승세를 유지하다 최근 3년 전으로 가격이 하락한 셈이다.

최근 평안남도 남포시에 거주하는 친동생과 연락이 닿은 한 탈북자는 “동생네가 장사를 하다가 잘 안됐다. 3년 전(2015년)에 살고 있던 아파트를 3만 달러에 팔고 교외로 이주해서 살았는데, 지난달에 다시 그 아파트를 사면서 같은 돈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탈북자는 “나도 가격이 너무 눅어서(낮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해 물어보니 아파트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한창 건설 중인 한 호텔의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의 부동산 가격 하락은 전국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본지 조사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20∼30만 달러(이하 면적 230㎡)를 유지해왔던 평양의 중심지역인 중구역 및 대동강 주변 아파트 가격이 8월에 5만 달러 이상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평안남도 평성시 중덕동과 역전동 아파트 가격도 올해 초 10만 달러를 넘어섰지만 8월 말 기준으로 7만 달러로 떨어졌고 5만 달러에도 거래가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소식통들은 아파트 가격 하락 원인에 대해 대북제재에 따른 중대형 상인(돈주)들의 매출 부진과 유동성 위기를 들고 있다. 경기침체로 아파트 구매 수요뿐만 아니라 임대(월세) 수요도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이 돈이 된다는 인식 때문에 장기간 아파트 건설 붐이 계속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장사는 안되는데 아파트만 많이 지었다는 것이다.

신의주 소식통은 “작년 6월에 건설을 시작한 아파트가 올해 8월에 도색까지 완료하고 외관을 완성했다”면서 “건물 구조나 겉모습은 중국 아파트하고 차이가 거의 없다”면서 북한의 아파트 건설 시공 수준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소식통은 “요새 짓는 집들은 집안이 넓고 내장도 아주 세련되게 잘한다”면서 “한 층에 세 집(세대)이 들어서고, 방 3칸에 전실까지 포함해 100㎡(약 30평)은 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서 “신의주에도 아파트 건설을 하는 곳이 여러 곳인데 단층집을 철거하고, 1층은 상점으로 하고 그 위로 살림집으로 한다”고 말해 주상복합형 아파트가 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가격 폭락에 신규로 공급되는 매물까지 쌓이면서 시장 침체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식통은 건설업자들 사이에서는 ‘이대로 가면 몇 명이 살아남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