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급하게 美대화제의 왜…”고립탈피 궁여지책”

북한이 남북 당국회담을 일방 무산시킨 지 5일 만인 16일 북미 당국 간 고위급 회담을 전격 제의한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심화되고 있는 국제적인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북한의 이러한 대화 공세는 미중, 한중 간의 대북 압박 공조를 흔들려는 의도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으며, 대화 국면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대화공세에 불과해 미국은 대화제의를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은 현재 외교적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다. 특히 중국의 압력이 결정적이다. 현재 북한의 대화 공세는 어려운 국면을 탈피하기 위한 것으로 대화국면으로 전환하려는 것일 뿐이다. 남한에 이어 미국에 대화를 제의하는 것은 남북 간 회담이 무산됐기 때문이 아니라 중국이 한국과 미국과의 협력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연속선상에 있다고 봐야한다. 이는 위기 고조 이후 대화국면으로 전환해 나가는 전형적인 과거 행태의 연장이다.


북한은 과거부터 비핵화를 김일성의 유훈이라고 했지만 김정일은 핵무기와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속해 왔다. 특히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는 ‘조선반도 비핵화’ 즉,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전술핵무기, 핵우산을 없애라는 것으로 결국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미국이 북한의 대화제의를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미국정부는 9·19공동성명 등 국제적 합의에 대한 선제적 이행을 강조하고 있다.


◆조봉현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정책팀장


미중 간 정상회담 전에 우리 측에 대화 제의한 북한이 이번에는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대화를 제의한 것은 한미중의 공조를 흔들려는 의도다. 즉, 제재 압박을 완화시키면서 고립 상태를 탈피하기 위한 제스처다. 또한 경제난에 주민들의 불만 고조를 우려하는 북한이 대화 여건을 조성, 국제 사회의 제재를 벗어나 경제적 이익을 얻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북한이 ‘조선반도 비핵화’를 언급한 것은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으면 대화 테이블에 아무도 나오지 않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정작 핵 포기 의지는 없는 ‘보여주기 위한 껍데기’에 불과한 것이다. 미국은 북한이 행동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강조한 만큼 이런 북한의 공세에 휘둘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 교수


한중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에 대한 대화 제의는 한미중 3각 공조를 막으려는 전통적인 방해 전술로, 대남 대화제의에 이은 대미 대화제의는 정해진 수순이었다.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얘기하고는 있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이기 전에는 북한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중 정상회담, G8(주요 8개국) 정상회의, 한미일 6자 대표 회담 등이 예정돼 있고, 국제적 대북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북한은 국제적 압박공조를 돌려야 한다는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은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해결 및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남한과 미국이 트집 잡아 대화를 무산시켰다’고 선전할 것이다. 또 핵문제는 미국과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해왔다. 남북대화 무산에도 핵문제를 북미 간에 풀겠다는 의도를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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