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북한인권 개선, 인민보안서 개혁에서 시작해야 한다

원산
북한 원산부근 공원, 보안원들이 공원내 사격장 부스 앞에 몰려있다

종교 자유와 주민 성분제 폐지, 정치범수용소 해체 등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인권 권고 제안’을 북한이 거부했다. 북한은 이달 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유엔인권이사회 보편적 정례검토(UPR) 실무 그룹이 제시한 63건의 인권 심사권고안에 대하여 거부입장을 밝혔다.

우리 법무부 산하 북한인권기록보존가 매년 입국 탈북민을 통해 파악하는 북한인권 침해 사례가 올해 4월까지 186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92건) 건수 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북한 당국이 여전히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주민의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북한에서 정치범수용소 같은 특별구역을 제외하고 일반 주민에 대한 인권침해는 주로 인민보안서에서 발생한다. 인민보안서는 우리의 경찰에 해당하지만 업무 성격이나 행태는 하늘과 땅 차이다. 민생 안전이나 치안보다는 주민에 대한 감시와 통제, 폭력을 통한 체제 보위를 더 우선하고 있다.  

소련과 김일성은 8.15해방 후 북한 전역을 움켜쥐고 사회주의 일당 독재 체제를 만들기 위해 보안기관을 창설하고 그 역할을 강화하는 데 상당한 투자를 하였다. 정권초기 믿을 만한  관료나 정치적 기반도 없이 소수의 빨치산 세력에 의존하고 있던 김일성은 폭넓은 기능을 행사하는 보안기관을 세력 유지와 확산에 주되게 활용하였다.

1958년 8월 종파척결 사건 이후 유일사상체계를 강화하면서 북한은 보안기관의 모든 성원들에 대하여 당원의 자격을 갖추도록 등용의 문을 높였다. 그리고 정치대학, 군관 및 하사관 학교를 설치하여 보안기관을 정치화 하였다. 이들 보안기관은 북한 내에서도 큰 세력을 형성했다. 기관 내에 경제감찰, 정치감찰, 일반감찰, 주민등록, 호안(교통), 수사, 예심, 교화 등의 부서를 설치하고 체계적으로 주민들을 통제했다.

1960년대에는 전국의 도, 시(군), 리(동)에 각급 인민보안소가 설치되었다. 보안원의 숫자는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지만 시(군)급 보안기관에 약 300명 정도가 근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매우 적극적으로 주민 감시와 통제 임무를 수행했고, 많은 실적을 냈다. 보안기관이  70년간 교도소에 보낸 사람이 일제 강점기 재소자의 약 10배가 넘는다는 말이 있다.

60년대 후반 유일사상체계가 수립되면서 보안 기관의 수가 점점 증가됐고 전국 방방곡곡에 보안원이 상주했다. 김일성에 대한 충성과 결속력을 갖춘 보안서는 일반 주민들로부터 경멸과 분노를 사면서도 단호한 폭력으로 대중을 제압해 체제 유지에 기여했다.

보안기관의 수사, 감찰부서는 정치 활동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주요 통로였다. 수많은 죄 없는 주민 또는 뜻 있는 인사들이 간첩, 종파, 반동의 누명을 쓰고 잡혀가 아직까지 소식을 모르고 있다. 이들의 재판에서 증거는 거의 적용되지 않았다. 특히 반당, 반정부 인사로 지목되면 증거도 없이 강압에 의한 증언을 근거로 일방적인 판결이 내려졌다.

보안서는 대중의 항의나 시위,  출판, 문서 배포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 이 통제권은 비정부 기관과 주민들에게만 엄격히 적용됐다. 90년대 이후 식량난과 급격한 인플레이션 시대에 이러한 권한을 통해 주민의 불만이 집결하는 것을 엄격하게 통제하였다.

인민보안서에서는 입에 올리기도 힘든 과거 고문수법들이 여전히 행해지고 있다. 주먹치기, 물고문, 전기쇼크, 엄지손가락에 묶어 매달기(비행기고문), 고춧가루 물 먹이기 등이 자행되었고 그 수법도 발전하고 강도는 더 악독해졌다.

또한 북한의 보안기관은 부패의 원산지로 악명이 자자하다. 1990년대 초 보안원 월급으로 쌀 1kg도 사기 힘들었지만 이들의 소비는 그 수백 배에 달했다. 대부분 뇌물로 확보한 돈이다. 보안원의 금품 강요는 일상적인 것이 되었다. 일방적으로 강요되는 기부에서 나오는 수당이 기본급의 100배까지 된다.

교통정리, 주민등록, 거주통제, 숙박검열, 여행증 발급 등의 업무를 돈과 재물이 나오는 ‘도깨비 방망이’로 만들어 버렸다. 단적인 사례로 교통보안원이 여러 행인과 운송수단을 감시하고 호각을 계속 불어대면서 차량을 불러세우면 주머니를 채워주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보안기관은 체제유지를 위해 당과 정부에 모든 것을 바쳐 충성한다. 그러나 주민들에 대해서는 감시, 불공정한 체포, 부정한 재판 사주, 협의 날조, 주민들에 대한 온갖 종류의 위협 및 고문을 자행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점점 주민들의 긴장과 반감을 불러일으켜 보안서는 말 그대로 폭력기관으로 인식되고 있다.

오늘 북한의 ‘인민보안서’는 주민의 안녕을 해치고 독재 체제를 유지하는 돌격대나 다름없다. 북한인권 개선은 인민보안서 개혁에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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