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자원과 인력이 농업 분야에 집중 투자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노동신문의 지역 보도 중 게재 빈도가 많은 분야는 농업이었으며, 지역별로는 황해남도 관련 보도가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라의 제일 큰 농업도인 황해남도를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올해는 황해남도에 대한 농업 지원이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분야별로 가장 많은 기사는 ‘농업’… 그 뒤로 ‘건설’ 및 ‘비상방역’순
데일리NK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노동신문 6면의 ‘각 도 특파기자들이 보내온 소식’란을 통계적으로 살펴본 결과 전체 35개의 기사 중 28%가 농업 관련 보도였고 그 뒤로 건설, 비상방역에 대한 보도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 관련 기사는 실질적 증산을 위한 ‘농사 준비’ 보도와 농촌살림집 완공 등 ‘사회주의농촌건설’에 대한 주제로 나뉘었는데, 거름 마련·감자밭 흙깔이 작업 시작·뜨락또르(트랙터) 수리 작업 진행 등 농사 준비에 대한 기사의 빈도가 다소 높았다.
특이한 점은 건설 자재의 증산을 독려하는 기사에서도 사회주의농촌건설을 위한 건재 생산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멘트(시멘트)보관능력확장공사 적극 추진(1월 8일자)’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농촌건설을 위해 세멘트 보관고확장 건설을 시행하고, 건설 장비를 원만히 갖춰야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각 지역의 주요 대상건설에도 농촌살림집, 농업연구소, 뜨락또르 부속품 공장 건설 등 농업 관련 공사가 포함돼 있었다. 그만큼 각 지역에서 진행중인 주요 산업들이 농업에 집중돼 있다는 의미다.
비상방역이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선전한 지방의 기업소는 황해남도 북청군의 종봉과수농장, 자강도 희천제사공장, 강원도 원산 무궤도전차사업소 등이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 ‘비상방역사업은 사소한 해이나 빈틈, 허점도 없이 강력하게 전개해나가야 할 최중대사’라고 강조된 만큼 농장이나 기업소에서도 방역을 명목으로 한 관리 및 통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도 빈도 높은 지역은 ‘황해남도’… ‘함경북도’, ‘양강도’ 뒤이어
지난 연말부터 최근까지 노동신문 지역 보도 중 황해남도 비중이 높은 이유 또한 당국이 농업 발전에 방점을 두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황해남도 기사는 모두 농업 관련 보도에 국한돼 있었다. ‘농업도의 새해 잡도리가 다르다(1월 8일자)’, ‘농사차비에 력량과 수단을 집중(1월 15일자), ‘농사차비로 세차게 끓어번지는 사회주의전야(1월 22일)’ 등의 기사는 ‘황해남도 일군들과 근로자들이 알곡생산목표를 점령하기 위한 투쟁에 한사람같이 떨쳐나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황해남도는) 당의 크나큰 믿음에 다수확으로 보답할 충성의 열의가 차넘치고 있다’는 등 김 위원장이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 황해남도를 직접 언급한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지역적 분위기가 조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황해남도 농업 근로자들과 농근맹원들은 지난 12일 제8기 제4차 전원회의 결정을 관철하기 위한 궐기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황해남도 다음으로 많은 기사가 나온 함경북도의 경우 인민소비품 증산, 산림과학연구소·축산기지 건설, 산림복구전투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이 기사에 실렸다.
함경북도는 농업보다는 임산, 광물산업이나 금속, 화학, 기계 같은 기간산업이 발달해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함경북도에서는 어랑천3호발전소·청진극장·젖가공설비 건설 등 대상공사들이 결속됐다는 기사도 눈에 띈다.
양강도는 감자농사 증산과 건설자재 증산에 대한 기사가 주를 이뤘다. 양강도는 올해도 최대 감자 생산지로서 감자 증산에 초점을 맞추면서 동시에 시멘트, 마감재, 석재 등 건재 생산에도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올해 북한에서 주목되는 인물은?
이런 가운데, 황해남도당위원회나 농촌경리위원회 등 황해남도 행정기관에 대한 노동신문 보도가 증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황해남도당위원회 책임비서 박성철과 관련한 보도가 종종 등장하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노동신문은 지난 14일 ‘당의 농촌강령실현에서 농업도의 위력을 힘있게 떨치겠다’는 제목으로 박성철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기사에서 박성철은 “우리 당의 새로운 사회주의농촌건설강령을 자자구구 되새길수록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고 막중한 책임감을 자각하게 된다”며 “당의 크나큰 믿음이 있고 현명한 령도가 있는한 우리 황남사람들은 우리식 사회주의농촌의 비약적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투쟁에서 언제나 선두에서 내달릴것이다”라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의 직접 언급으로 황해남도에 지원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도당 대표 박성철의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대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지만 농업 특성상 자원과 인력이 투여돼도 기후조건이나 자연재해에 여부에 따라 흉작을 면치 못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황해남도 도지사라는 직책은 개인의 능력과 리더십, 전략뿐만 아니라 운도 따라야 하는 자리인 셈이다.
올해 황해남도의 농업 성과가 박성철의 경력에 있어 중요한 향방을 결정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