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달력구매’ 貧富 격차 커…경제력 평가 잣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달력이 경제 수준을 평가하는 주요 잣대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력에 따라 새해 달력 구매도 편차가 크다고 내부 소식통은 전했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새해가 다가오면서 장마당에서 내년 달력이 많이 팔리고 있다”면서 “종류에 따라 1~70달러까지 차이가 크고, 돈이 없는 주민들은 달력을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평안남도 환율은 1달러당 83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소식통은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은 사진과 그림이 들어간 종이달력과 ‘연력'(1년을 한 장에 표기한 달력)”이라며 “종이달력은 개인이 평양에 있는 국영출판사와 합작해 생산되며, 장마당에서는 생산 가격의 두 배로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시장에서 판매되는 달력 종류로는 전자달력, 나무(만년)달력, 종이달력, 연력 등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전자달력은 70달러, 나무(만년)달력은 약 8달러, 종이달력은 약 1.5~3달러, 연력은 북한 돈 80원(국정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1990년 후반까지만 해도 북한에서 달력은 간부에게만 공급되는 ‘권력의 상징’과도 같았다. 지금까지도 일반 주민들에게는 연력이 공급된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달력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평양에 있는 국영출판사와 개인투자자가 합작해 달력을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다. 


디자인과 인쇄는 국영출판사가 맡고, 달력에 삽입할 사진이나 그림과 원자재는 개인이 투자하는 방식이다. 


소식통은 “간부, 돈주(신흥 부유층)들은 중국에서 수입된 전자달력과 나무달력을 선호한다”며 “반면 일반 주민들은 보통 종이달력을 사고, 돈이 없는 가정은 연력을 구매한다”고 말했다. 달력 구매에서도 북한 내 빈부 격차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자달력은 건전지를 사용해 해마다 달력을 구입할 필요없이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나무달력은 나무판에 직접 장식을 하고 숫자를 끼워넣은 방식으로 제작된 수공업제품이다. 고풍스러운 느낌과 무게감이 있어 장식용으로 많이 판매되지만, 외부인에 대한 과시용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대중적으로 판매되는 종이달력은 사진과 그림에 따라 다르게 불린다. 인기 영화배우들이 들어간 달력은 ‘배우 달력’, 5세 이하의 어린이들이 포즈를 취한 달력은 ‘어린이 달력’으로 불린다. 어린이 달력은 약 3달러, 배우달력은 약 2달러에 판매된다.


이외에도 다양한 한복 차람의 여성들의 사진이 들어간 ‘미인달력’, 민족전통음식을 선전하는 ‘음식 달력’, 북한의 자연과 풍경을 그린 ‘풍경화 달력’ 등도 있으며, 가격은 약 1.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소식통은 “지난해는 ‘배우 달력’이 인기를 끌었지만 올해는 ‘어린이 달력’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면서 “유명 배우를 보는 것보다 미래를 희망하는 어린이 사진이 주민들 마음에 와 닿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유층 가정은 자녀들의 사진을 달력에 넣기 위해 약 200달러를 개인 투자자에게 주고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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