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지 지키던 여군 2명 추위에 불피우고 잠들었다가…

북중국경지대인 북한 함경북도 남양 일대에서 이동 중인 북한 군인 모습(기사와 무관). /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군부대 부식물을 재배하는 부업지 농사에 투입된 병사들의 사건 사고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제대를 앞둔 인민군 병사들이 제대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주민들의 개인 농작물을 훔치는 사건이 자주 발생한 데 이어 청진시 고사총 부대 여성 군인 2명이 화재로 사망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청진시에서 복무하는 고사총 부대의 여성군인 두 명이 부업 농사현장에 쌓아놓은 (콩) 생산물을 지키다가 화재로 사망하는 사건이 며칠 전(12월 초로 추정)에 있었다”고 말했다. 

동료 부대원들이 동기훈련 준비로 부대에 복귀하면서 사고를 당한 병사 두 명만 청진시 청암구역에 인접한 중대 부업지에 남겨져 생산물을 지켜온 것을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고사총 부대는 주로 여군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다른 부대원의 영양 문제 해결을 위해 부업지에 기름 생산이 가능한 해바라기와 콩 우량종자를 심었고, 올해 수확고도 상당히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성군인 2명은 올해 부업지에서 생산한 해바라기씨와 기름콩작물을 수확해서 밭 한가운데 쌓아놓고 부대 부식창고로 이동시킬 때까지 지키는 임무를 맡았다고 한다. 

이달 초 영하까지 내려가는 추위에 지휘관 부재로 경계심이 풀어지면서 40% 알콜을 물에 타 마셨고, 잠들기 전에 불을 피웠다가 불길이 임시 막사에 번져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 새벽 주민들이 밭 한가운데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현장에 달려갔지만, 이미 두 여성은 심하게 그을린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한다. 

소식통은 “30세도 안 된 젊은 연대장이 나와 사고를 처리했다. 동복도 없어 불을 피우다 죽은 여자 대원들은 안중에도 없고 농작물이 타버린 것에 화를 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