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회, ‘천안함 결의안’ 채택 시급하다

국회 본회의가 개최됐다. 6.2 지방선거 이후 맞는 국회라 여러 가지 문제로 여야 간에 기싸움과 공방이 치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이 강한 대여공세를 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지금 해야 할 것을 미루고 있는 것이 있다. 아니 하지 못하고 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국회대북결의안’ 채택이 바로 그것이다.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사죄와 재발방지를 요구하며 그릇된 행동을 경고하는 대북결의안이 채택돼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가 해야 할 의무인 것이다.  
 
앞서 국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가 나온 후에도 ‘천안함’은 정쟁의 산물로 전락했을 뿐 제자리에서 올바르게 다루어지지 못했다. 침몰 원인에 대한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가 발표되었을 때 여야 의원들은 본분을 알았다면 국회대북결의안부터 만들었어야 했다.


그러나 당시 민주당의 모습은 참으로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명색이 제1야당이며 수권정당으로 거듭나려는 책임 있는 정당의 걸맞은 모습이 아니었다. 민주당은 먼저 정부와 군을 향해 안보책임을 묻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 10년간 김정일과 손잡고 안보에 소홀했던 ‘원죄’를 ‘정부 책임론’을 부각시켜 벗어나려는 생떼로 비쳐졌다.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꼴이었다. 


실제 민주당은 북한의 김정일을 향해서는 단 한 마디도 잘못이나 책임을 거론하지 않았다. ‘민주당 책임론’을 모면하고자 한 정략적인 발상 때문이었던 듯하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화살이 돌아 올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선거 국면에서 어떻게든 그것을 차단하고자 한 것이다. 소나기부터 피하고자 하는 심산이었을 것이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민주당은 이제 객관적 눈과 평정심을 갖고 진정 공당다운 자세로 돌아 와야 한다. 이제는 정쟁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민을 대표하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와 46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김정일에게 명명백백한 사죄와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한나라당 역시 선거 패배분위기에 매몰돼 천안함 대응에 있어서 동력을 잃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천안함 대처가 오히려 역풍이 되었다는 식의 자조에 묻혀 선거를 초월한 국가 안보 사안에 대한 냉정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천암함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처는 국제사회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을 정도로 참으로 냉정하고 엄정한 것이었다. 한나라당 역시 민주당이 ‘선거용 북풍’ 정치공세에 따라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마저 반대할 때 ‘선거와 국사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며 선을 그었다. 선거는 선거고 국가안보와 같은 중대 사안은 그와 상관없이 정부와 국민이 함께 응당하고 올바르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 문제임을 강조하였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은 선거 패배에 가라앉아 있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일관된 ‘천안함 대응’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당장 유엔 안보리 결의를 앞두고 정부가 민첩하게 대응하며 혼신의 외교력을 쏟아 붇고 있는 마당에 집권당이 국민의 뜻을 모아 강력하게 받쳐 주어야 하는 것이다. 야당을 향해 더욱 강력하게 국회대북결의안을 제의하고 실현해 내야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회대북결의안’ 채택은 그리 녹녹치 않아 보인다. 지난 6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원내대표 회담에서 민주당은 여전히 국회 진상조사가 먼저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전히 정쟁(政爭)의 대상으로 ‘천안함’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선거기간 ‘북풍’ 공세가 먹혀들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패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방선거를 마친 직후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민주당의 압승의 결과는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아니었다. 국민의 70% 이상이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민주당을 지지했을 뿐이다. 이는 민주당이 민의(民意)를 외면,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태도를 버리지 못한다면 다음 선거에선 정반대의 결과에 직면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천안함 국회대북결의안에 대한 태도는 중요 잣대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지난 4일자로 이미 유엔 안보리에 회부된 한국의 천안함 사태 건이 안보리에서 어떤 수위로 취급되느냐는 결국 한국 국민들의 뜻과 의지에 달려 있다. 이런 시점에 한국에서 나온 국회대북결의안은 중요한 메시지이자 행동이 될 수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제라도 정신을 가다듬고 대북결의안부터 논의하고 북한을 향해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눈앞의 이익에 정쟁만 일삼을 시점이 아니라는 얘기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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