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철 싱가포르 외유, 北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영국의 유명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의 공연을 관람하는 김정철의 모습이 15일 공개됐다. 김정철은 지난 10여일간 싱가포르에 체류하며 호화쇼핑을 즐겼고, 14일에는 평소 본인이 좋아하는 클랩튼의 공연까지 관람했다.


16일이 김정일의 69번째 생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후계 레이스에서 동생 김정은에 밀려난 김정철이 평양의 권력 중심부에서도 완전히 소외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이어진다. 북한 내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김정일 생일 행사 준비에도 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정철이 북한의 정치 무대에서 철저히 배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은 김정은의 후계자 등극 순간부터 예상돼 왔다. 북한 김씨 일가의 권력투쟁 역사를 뒤적여 보면 1970년대 김정일이 후계자 자리에 오른 뒤 이복 형제인 김평일 등이 지금까지 해외로 떠돌고 있는 사례가 있다. 왕조(王朝)를 모방한 권력구조 탓인지 권력투쟁의 결과 역시 봉건왕조들과 똑같다.   


이제 김정철은 일찌감치 뒷방 왕자로 전락한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처럼 개인의 쾌락이나 좇으며 정치와는 무관한 삶을 살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클랩튼 공연에서 포착된 김정철의 표정에는 개인적인 여유와 만족감이 더 많이 엿보였다.


김정철의 이번 외유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은 김씨 일가가 보여주는 ‘권력무상’ 때문만은 아니다. 일반 주민들은 한달 월급으로 쌀 1kg도 살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데도, 최고 지도자의 차남은 젊은 여성에 경호원까지 대동해 해외 쇼핑을 즐기며 35만원짜리 록 공연을 보러다닌다는 기막힌 상황에 대한 분노가 깔려있다. 


김정철 관련 뉴스가 게재된 각종 포털 사이트에는 그를 비난하는 게시글이 빗발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인기 개그 프로그램의 대사를 패러디해 “국민들은 굶어죽는데 뭐어~ 에릭 클랩튼? 어디 건방지게 귓구멍에 기름칠을 하고 있어” 라고 비판했다. “주민들에게는 반미책동을 일삼으면서 자기는 원수의 나라 음악을 듣는 것은 무슨 이중 잣대냐”는 지적도 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도 누리꾼들의 분노가 파도처럼 퍼지고 있다. 


김정철의 클랩튼 공연 관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6년에도 일본의 한 방송사가 독일에서 클랩튼 공연을 관람하던 김정철의 모습을 포착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더 여론의 비판이 거세다. 북한 주민들의 처참한 생활상이 더욱 폭넓게 알려진 탓이다. 


대북 단파방송인 자유조선방송(RFC)은 16일 밤부터 김정철의 싱가포르 외유 소식을 북녘 동포들에게 송출한다. ‘쪽잠에 줴기밥을 드시며 나라를 돌보고 계시는’ 장군님의 둘째 아들이 해외에 나가 외화를 물 쓰듯이 쓰고 있다 소식을 전해 들은 북한 주민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갖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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