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국방종합大 70여명 집단 장염 증세…비상체제 가동

소식통 "돌연 복통, 설사 호소 후 쓰러져…당국, 급수 문제로 보고 조사 중"

김정은국방종합대학 본관. /사진=노동신문 캡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 무기를 연구‧개발하는 김정은국방종합대학에서 최근 수십 명이 집단 장염 증상을 보여 북한 당국이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에 “지난 22일 국방대학에서 끓이지 않은 수돗물을 마신 학생 20여 명이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면서 “다음날인 23일에도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직원과 가족들, 대학 주변 주민 등 총 50여 명이 복통·설사 등 유사 증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이들은 국방종합대학 내 군의소와 평양시 룡성구역의 병원 및 국방과학원 병원 등 세 곳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당국은 장염으로 진단하고 있으며 음용한 수돗물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소식통은 “국방대학 보위부가 급수시설을 관리한 근무 성원을 취조하고 있다”며 “22일 사건이 발생한 당일 급수 저장소에 소독약 처리를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국방대학이 있는 평양시 중이동은 석회암 지대라는 점에서 수질이 좋지 않아 국가적으로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때문에 이번 사고에 당국이 상당히 당혹감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사실이 곧바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직보됐다고 한다. 국방종합대학은 김 위원장이 자신의 이름을 붙여줄 정도로 애착을 가진 기관이다. 사건을 보고 받은 김 위원장은 철저한 역학 조사와 급수 설비체계의 정비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종합대학과 대학 주변 중이동 주민들은 하나의 급수 물탱크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이번 기회에 국방종합대학과 주민 급수 설비를 분리하려는 작업이 진행 중이며 이를 위해 공병부대로 알려진 7총국이 공사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당국은 23일 오전 대학과 인민반을 통해 급수 계획과 음용 지침에 대한 인쇄물을 배포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회람에는 당분간 물을 공급하지 않을 것이며 어은동 혁명사적지 근처 샘에서 물을 길어 먹으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며 “모든 물은 끓여서 마셔야 한다는 지침이 있었다”고 말했다. 국방종합대학이 위치한 중이동에서 어은동까지는 약 2km 떨어져 있다.

소식통은 “주민들과 대학 학생‧교직원, 가족들이 물을 길어 오기 위해 중이동에서 어은동까지 물통을 들고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너무 힘들어해서 24일 아침에는 3톤 급수차가 와서 민간 사택지구를 돌면서 물을 보장해줬다”고 말했다.

한편 4월 15일 태양절 행사를 준비해야 하는 국방대학은 자체적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상황을 수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책임일군(일꾼)들은 양수 설비 설치 공사 현장에 나가 작업이 빨리 진행되도록 돕고 있고 대학 내 교육 성원들은 학생들 건강 상태를 관리하느랴 비상”이라며 “적어도 4월 10일까지 모든 상태를 복구하기 위해 발바닥이 땀이 나도록 뛰어다니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