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권단체들이 한국 정부에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지지와 공동제안국으로 참여를 촉구하는 성명을 3일 발표했다.
휴먼라이츠워치(HRW), 북한 반인도범죄 철폐를 위한 국제연대(ICNK), 세계기독교연대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날 “한국 정부가 북한에 인권실현을 위한 압박 수위를 높여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을 중지시키고 그간의 인권 범죄에 대한 정의를 구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 로버트슨(Phil Robertson) HRW 아시아 부지부장은 “북한 정권이 정치범수용소에서 지속해서 자행하는 끔찍한 인권 유린과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일상적인 탄압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무책임할 뿐 아니라 전략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김정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낮추는 것은 그의 악행에 대한 보상을 제공할 뿐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베네딕트 로저스(Benedict Rogers) 세계기독교연대(CSW) 동아시아팀장은 “북한 주민들의 기본 인권이 존중될 때만이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정착될 것이라는 점에서 북한 정권이 자행하는 끔찍한 반인권 범죄를 묵인하는 것은 한국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정책에서 성과를 얻으려면 북한의 인권 상황을 외교 정책의 핵심에 놓고 북한 정권에 면죄부를 주는 행위를 중단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은경 ICNK 사무국장도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해 인권 개선 압박 수위를 높여야 한다”며 “이를 통해 (북한 당국이 자행하고 있는) 인권 유린을 중지시키고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 달라는 서한을 보냈지만, 아직 응답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평화와 대화 또는 개발 프로젝트만으로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없다”며 “인권 문제를 바로잡는 것만이 장기적인 평화와 번영에 도달하는 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협상에 인권에 관한 논의를 포함해야 한다”면서 “토마스 오헤아-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서울 유엔 인권사무소의 활동을 인정하는 등 북한이 유엔 기구와의 협력을 확대하도록 (김 위원장에게) 요청해주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국제 인권 단체들은 지난해 12월에도 문 대통령에게 북한 인권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한편, 전 세계 인권 문제에 대해서 다루는 유엔인권이사회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열렸다.
유럽연합(EU)은 이번 제43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북한 인권 유린 책임 규명과 책임자 처벌 내용을 담은 북한인권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의 공동제안국 참여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