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북핵’ 명시 못했지만 北에 상당한 압박”

27일 이뤄진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비핵화 문제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공동성명에 북한의 핵을 명확히 지칭하는 ‘북핵’이라는 표현을 담지 못해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채택한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에서 핵무기 개발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점에서 인식을 같이 하고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함께 노력키로 했다.


전문가들은 공동성명에 ‘북핵’이라는 명확한 용어를 넣지 못한 것에 대해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중국의 입장이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핵문제 해결에서 한국과 의견을 같이 하지만 북핵을 명시할 경우 북한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양국 협의 형태가 아닌 한국 입장으로만 표현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 결과가 북한에 강력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국은 6자 회담의 전제로 북한에 핵 폐기를 강조한 9·19공동성명 이행을 강조했고 국제사회에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미가 강조하고 있는 ‘비핵화 선(先) 행동’을 취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주문한 것이다.


한편 양국 정상은 한국 국가안보실장과 중국 국무위원급 상설 협의체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상시적인 안보 대화채널을 구축한 것으로 ‘핫라인’에서 더욱 진보된 ‘콘트롤 타워’ 구축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신종호 경기개발 연구위원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만 언급된 것은 중국의 북한 달래기로 사전에 북한 인사들과 교감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뤄진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불용이 명시된 것과는 다르지만 중국이 한국 입장을 무시한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북핵 불용이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북한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다.


중국은 한미일에 비핵화 행동과 도발에 대한 사과를 먼저 해야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다소 완화해 달라는 것이며, 북한에는 6자 회담을 중시하면서 한미일이 강조하는 것을 무시하지 말고 지속적인 대화 국면으로 나아갈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최춘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제적으로 ‘한반도 비핵화(Korean Peninsula Denuclearization)’라고 하면 바로 북핵을 가리키는 것이다. 북핵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공동의 의사가 확실하게 표명되었다고 봐도 된다. 물론 후진타오를 비롯한 중국 내 보수 세력을 고려해 용어적 선택에 있어서는 상당히 완곡했지만 시 주석의 의사는 북한에 확실히 전달되었을 것이다. 북한에 높은 수준의 압박이 될 것으로 본다.


우리 국가안보실장과 중국의 국무위원급 대화채널 구축은 상시적인 안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핫라인’보다 한 걸음 더 나간 ‘콘트롤 타워’를 구성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미중 간 전략대화보다도 더욱 급(級)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미중전략대화는 국무장관급이고 백악관의 개입이 없지만 한중 간의 상설 협의체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참여하기 때문에 수준에 차이가 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


북한문제 관련해서 핵심은 북핵 문제 해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북핵 불용에 대해서는 중국과의 온도 차이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과 북핵 문제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지만 해결하는 방식은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서 우리 식대로 해석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부분이고 중국의 실제적인 행동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