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실익’보다 ‘최고존엄’ 우선 北, 개성공단 폐쇄?

북한이 개성공단에 들어가는 인력과 물자를 막은 지 사흘째다. 교대인력과 원·부자재, 식자재 공급이 중단됨에 따라 이미 입주기업 중 세 곳이 조업을 중단했고, 장기화될 경우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를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달러 창구를 폐쇄하지는 않을 것” “김정은의 비자금 조성에 차질” 등 정부·언론의 지적을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이라며 이번 조치를 단행했다. 즉, 경제적 이익이 개성공단 폐쇄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강변이다.


지난 4일 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북측) 근로자 철수”를 언급하며 “개성공업지구를 동족 대결장으로 악용하는 조건에서 공업지구의 폐쇄는 당장 눈앞의 현실로 되고 있다”고 위협하고, 우리민족끼리TV가 “개성공단 폐쇄는 남측 기업의 손해”라고 주장하며 ‘폐쇄’ 위협을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사일·핵 시험 이후 강화된 대북제재로 외화난을 겪는 북한이 ‘달러 창구’인 개성공단을 폐쇄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정치적 고려에 따라 언제든지 ‘폐쇄’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개성공단 폐쇄가 우리 예상과는 달리 북한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1월 기준 개성공단에는 총 5만 3397명의 북한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월평균 임금은 132달러로, 매달 704만 8404달러의 현금이 북한으로 넘어간다. 연간 약 8450만 달러(약 956억 원)로 북한 당국은 이 중 절반 이상을 세금과 보험료 명목으로 떼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의 대외 경제규모도 매해 커지면서 개성공단 외화소득이 북한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북한의 무역총액은 63.2억 달러로 2000년(개성공단 초기) 19.7억 달러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대외무역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중국이다. 북한의 대중교역 증가는 개성공단에 대한 미련을 버리게 만들 수 있다.


특히 최근 북한이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해외 인력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평균 132달러에 불과한 저임금 구조도 김정은 정권의 개성공단 유지에 유인이 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월평균 임금은 1500위안(241달러)으로 개성공단을 넘어섰고, 이 중 60%가량을 북한 당국에 납부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개성공단 근로자를 중국 등지에 보낼 경우 북한 당국으로서는 이익이 커지는 셈이다.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회장도 “일부 언론이 ‘임금문제’를 거론하며 ‘폐쇄하지 못할 것’이라고 북한의 자존심을 건들었다”며 “북한으로서는 해외에 노동자를 파견하는 편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북한에 의한 투자재산 몰수·박탈 등 사업 중단 조치로 개성공단 진출기업이 손실을 입은 경우, 손실액의 90%까지 남북협력기금에서 보조받을 수 있는 경헙보험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협력업체 보상, 실업 등 공단 폐쇄로 발생할 간접적 피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특히 개성공단이 남북관계의 ‘최후보루’로 여겨졌던 만큼 남북 간 관계개선은 더욱 요원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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