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일 김양건 노동당 대남 담당 비서의 담화를 통해 “개성공업지구에서 일하던 우리(북측) 종업원들을 전부 철수한다”고 남측에 통보하면서,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도 생계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의 지시로 근로자들조차 원하지 않는 총파업이 개성공단에서 벌어지는 셈이다.
개성공단 근로자는 현재 5만여 명이다. 4인 가족 기준으로 20만여 명이 개성공단을 통해 생계를 유지한다고 볼 수 있다. 개성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은 기본급과 수당, 특근, 보험 수당 등을 합해 총 134 달러(2012 통일백서)에 달한다.
이 가운데 45% 정도는 사회보장금(15%), 사회문화시책금(30%) 등의 명목으로 당국이 직접 거둬들이고, 55%는 근로자들에게 쿠폰이나 북한 원화로 지급된다고 북한 당국은 설명한다. 다만 북한 당국이 55%에 해당하는 금액을 실제로 지불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았다.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풍족하지는 않지만 타 지역에 비해 생계를 유지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특히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 간식으로 제공되는 초코파이나 커피믹스는 이들에게 쏠쏠한 부수입원이다. 현재 개성 지역 장마당과 이외 지역에서 초코파이는 북한 돈으로 2000원, 커피 믹스는 1000원 선에 거래된다.
때문에 북한 당국이 실제로 근로자들을 철수시키겠다는 발표가 나오자 국내 탈북자들은 “20만 명에 달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굶어 죽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특히 개성공단 근로자들과 가족들은 휴전선 인근으로 장사나 부업 등의 생계수단이 크게 제약돼 있다. 개성공단 철수는 이들 생계에 치명타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서재평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은 “5만 근로자들이 실업자고 되고 20만에 달하는 가족들 생계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면서 “개성지역 근로자들은 그나마 타 지역에 비해 안정적으로 생계를 유지해왔지만 이번 조치로 20만 명이 꽃제비로 전락할 위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20만 명을 대상으로 특별배급을 며칠이나 하겠냐”면서 “김정은이 대외적인 정치적 이해관계를 우선시하면서 주민들이 굶어 죽어도 상관 않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성출신 한 탈북자는 “만약 북한 당국이 개성 근로자들을 실제로 철수시킨다면 근로자 입장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라면서 “실업자가 된 근로자들과 가족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지 앞날이 막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