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 몰래 들어간 북한 주민 생활공간, 그곳엔…”

지난번처럼 여행단에서 빠져 나와 조선(북한) 일반 주민들의 생활을 접할 수 있었지만 떨리지는 않았다. 조선 당국은 외국 여행객들에 현지 주민들과의 접촉을 허락하지 않고 좋지 않은 장면이 보여지길 극도로 꺼려하기 때문에 내가 찍은 사진들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평양 여행에서 ‘우정상점'(개선문 부근) 쇼핑은 필수 코스로 정해져 있다. 이곳은 외국 관광객을 위한 상점으로 물건 가격이 일반 상점에 비해 몇 배는 비싼 편이다. 인터넷을 통해 근처에 주민들의 살림집이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주로 부유층이 살고 있다고 들었다.

조선 가이드는 여행단 앞과 뒤에 한 명씩 서서 관광객들이 상점에 들어가는지를 꼼꼼히 지켜봤다. 가이드는 모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후에 상점에서 나갔다. 그 모습을 지켜본 후 상점을 한 바퀴 돌고 재빨리 출구로 나가 멀리 떨어진 주택단지로 출발했다. 길가에서 무언가를 팔고 있었는데 주민들이 물건을 구경하기 위해 꽤 많이 모여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풋고추를 팔고 있었다. 유년 시절 “야채 왔어요”라는 소리에 따라 사람들이 줄 서서 사는 모습이 그려졌다.

평양에서는 정기적으로 배급이 이뤄진다고 하지만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따로 돈을 내고 사먹어야 한다.
 
장사꾼의 손놀림이 범상치 않았다. 물건을 팔면서 돈을 받고 거스름돈을 주는 일련의 행동이 대단히 빨라 놀라웠다.

옆에 과일 파는 곳이 있었다. 조선에서 과일은 일반 주민들이 사먹을 수 없는 ‘사치품’이라고 한다. 대체 얼마나 비싼 걸까?

배 2개를 골라 점원에게 인민폐를 보여주니 계산기를 오랫동안 붙잡고 있다가 최후에 10위안(약 1800원)을 달라고 했다. 현지 가격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 없었지만 웬지 비싸다고 생각했다.

이 건물 밑에 야채와 과일을 파는 시장이 형성돼 있었다.

내 옷차림은 평양 주민들에 비해 좀 특이했고 카메라까지 들고 있어서 좀 이상하게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평양 주민들은 다들 카메라 앞에서 놀라지 않고 태연해 보였다.

주택단지 안에 있는 한 옷가게 앞에서 여자 아이 두 명이 전시된 옷을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안경을 팔고 있는 상점의 모습. 시력을 측정하는 기계가 이채롭다.

식료품점에서 파는 음식의 가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놓고 있었다. 김밥, 떡, 메추리알 등을 구입하고 싶었지만 조선의 환율이 너무 혼란스러워 포기했다.

상점에서 파는 물건들이 중국에서 수입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길가에서 아이스크림(하나에 조선돈 200원)을 파는 곳이 있었다. 하나를 구입했는데 우유 맛이 강했지만 느끼하지도 않고 제법 맛이 있었다. 컵을 버리려고 했는데 길가에 쓰레기통이 없어 좀 당황스러웠다.

무더위에는 여성 보안원도 어쩔 수 없나 보다.

한참 지나서 다시 우정상점으로 돌아갔는데 가이드는 크게 뭐라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없어지고 난 후 다른 여행객들 이 상점에 계속 머물러야만 했다.

이날 열병식 때문에 도로를 막아 우리들은 차를 타고 주민 살림집 구역으로 우회해야 했다. 때문에 살림집을 사진에 담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

보통 길가에 있는 아파트 베란다에 가짜 꽃(조화)을 놓으라고 지시한다고 한다. 이게 조선의 선전 정책이라는 것이다. 이곳은 대로 반대편이지만 빨래를 널어 놓는 것도 철저히 금지한다고 들었다.

주민들과 여학생들의 모습. 택시가 라이트를 켜고 주택 단지로 들어서고 있다.

여행단에서 빠져나와 개인행동을 한 것이 바람직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조선 주민들의 생생한 생활에 좀 더 다가갔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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