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는 당초 오는 2012년 4월 17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이양을 2015년 12월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오후(현지시각)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전작권의 한국군 전환 시기를 연기하는 문제를 논의, 전작권 전환 시기를 3년 7개월여 늦추기로 결정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2010년 전작권 이양은 노무현 정부 시절이었던 지난 2007년 2월 한미 정부간 합의된 사항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전작권 전환 시점을 연기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됐고, 이번 천안함 사태 이후 양국 정부간 논의가 본격화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토론토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5월) 북한 2차 핵실험 및 장거리 로켓 발사 실험이 있은 후 (전작권 전환 시기 연기에 대한) 양국간 공동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은 또 “2015년 12월이 좋겠다는 공동인식을 가진 것은 6월 들어서라고 보면 된다”면서 “어제 저녁까지 계속 협의를 했으며 서울을 떠나기 전 김태영 국방부 장관도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과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5년 12월을 전작권 전환 시점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우리 군이 전작권을 돌려받을 때 갖춰야 할 능력 즉, 정보획득, 전술지휘통신체계, 자체 정밀타격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그 준비를 상당히 해왔으나 당시 계획이 도상계획이고 실제 해보니 시간 더 필요하고 2015년께 그런 능력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이 전작권 전환시점 조정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한지 1년여 만에 전환연기는 물론 그 시기까지 합의한 것은 최근들어 증대되고 있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한국 내에서 전작권 연기론이 제기될 때마다 “군사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가능성을 부인해 왔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과 천안함 폭침 등으로 인해 한반도 안보상황이 변화됐다는 인식이 제기되며, 한미간 군사적 공동 대응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와 미국 정부의 확고한 대한(對韓 ) 방위 공약에 사의를 표명했으며, 양국 정상은 천안함 사태가 정전협정 및 유엔헌장 등 국제적 합의를 위반한 북한의 명백한 군사도발인 만큼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이외에도 정상회담에서 천안함 침몰사건에 따른 북한 제재 문제, 한미 안보동맹 강화 방안, 북핵 문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 등을 주요 의제로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