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략적 선택 北核 일대 전기맞나

북한의 핵문제가 일대 전기를 맞을 조짐이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1,2일 이틀간 열리는 북미간 관계정상화 실무회담을 앞두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적극적인 화해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임기내 북핵해결의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탓이다.

물론 북한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는 불투명하나 부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김 위원장의 우려사항을 상당부분 해소시켜 준 만큼 북한이 북핵폐기에 속도를 낼 명분을 얻게 된 측면이 크다.

무엇보다 체제안전과 보장이 급선무인 김 위원장 입장에서 “나는 이미 선택을 했다”는 부시 대통령의 지난달 30일 인터뷰 내용은 그 함의가 적지 않다.

김 위원장의 정권교체나 체제변형을 시도하지 않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대북정책을 전면 수정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임기내 북핵 해결의지를 밝히면서 “이제는 북한지도자가 선택을 해야 한다”며 김 위원장의 전략적 결단을 촉구한 것도 ‘대화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말하자면 부시 대통령이 6년전 취임 직후부터 금과옥조처럼 유지해온 대북 적대시 정책을 수정했음을 보여주는 시사로도 해석된다.

사실 미국은 북한의 조속한 핵폐기를 견인하기 위해 우호적인 분위기 조성에 많은 신경을 쏟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30일 발언에 이어 국무부는 31일 북한의 집중호우 참사와 관련, 심심한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 대북 식량지원 재개 의사를 내비친 것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우호적 환경조성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성명에서 “부시 대통령이 최근 언급한 것처럼 미국인들은 북한인들의 처참한 상황에 동정과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적절한 감시절차를 포함, 중요한 대북 식량지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 관리들과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북핵 6자회담과 이번 제네바 실무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최근 “북한이 비핵화 조치만 이행하면 모든 것을 다 얻을 수 있다”고 공언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한 이번 제네바 실무회담이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AP는 1일 “북한측이 이번 실무회담에서 자국 핵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 이행에 장애가 돼온 핵심현안 해결에 속도를 내 주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전문가들도 “부시 대통령이 북핵문제를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09년 1월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면서 “지금처럼 북핵문제가 극적으로 타결될 호기를 맞은 적은 일찍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이 최근 북한이 영변 핵시설 가동을 중단한 사실을 언급, “지난 몇 달간 북핵 문제가 진전을 이뤘고, 6자회담이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고 평가한 것에 적잖은 의미를 부여했다.

이렇듯 북미간 우호적인 해빙무드에도 불구, 북한이 미국의 이런 태도에 어떻게 대응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게다가 북미관계 정상화 문제 외에도 북핵 불능화 등 2단계 폐기조치와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문제, 미신고 핵시설, 경수로 요구 등 풀어야 할 민감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어 낙관적 협상 결과를 장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번 제네바회담을 통해 테러지원국 해제와 적성국교역법 적용 배제 등 북측 관심사에 미국이 ‘성의’를 보일 경우 북한도 상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장미빛 견해가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제네바 실무회담이 북핵문제 해결에 결정적 동인을 제공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핵문제가 급류를 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힐 차관보가 29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금년내 핵시설 불능화와 전면신고 ▲9월초 6자회담 ▲10월 6자 외무장관 회담 ▲금년말이나 내년 초까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및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구축 논의 개시 등의 청사진이 한층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우에 따라서는 라이스 장관이 미 정부 특사로 연내 북한을 전격 방문하고, 한국전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부시 대통령과 김 위원장, 노무현 대통령,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등 4자 정상회담이 연말 또는 내년초 성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도 없지 않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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