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국 대선 직후 부시 행정부의 태도변화 여부를 지켜본 뒤 검증체계 문제에 관한 입장을 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7일 보도했다.
미국 외교협회(CFR) 게리 새모어 부회장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미국) 대선이 끝나면 부시 행정부가 좀 더 신축적일 수 있을 것으로 계산하고 있을지 모른다”며 “그러면 북한도 좀 더 자유롭게 원하는 행동을 취할 수 있고, 부시 대통령도 덜 비판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새모어 부회장은 특히 “북한은 부시 행정부가 검증체계안과 관련해 자신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기준을 낮출 수 있을지 여부를 주시할 것으로 본다”며 “만일 부시 행정부가 기준을 낮추지 않을 경우 북한은 차기 미 행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송은 이와 관련, 현재 미국정부는 검증체계안과 관련해 북한이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는 ‘국제적 기준’ 혹은 ‘핵시료 채취’와 같은 용어 대신에 다른 표현을 쓸 용의가 있다는 양보 의사를 최근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대사도 북핵 문제와 관련 당장은 북한의 신속한 대응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북한은 민주, 공화 두 후보가 북한에 대한 대처 방법과 관련해 서로 현격한 견해를 갖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미국 선거 결과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미 의회조사국(CRS)의 래리 닉시 박사도 “미국은 북한에 건낸 검증체계 안에 대한 수정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대한 미북 접촉이 계속되고 있지만 북한은 미국 대선 결과를 일단 지켜본 뒤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6자회담을 어떻게 진전시킬 지 중국 측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북핵 신고내역에 대한 검증체제로, 우리는 계속해서 북한에 검증체제에 대해 합의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이어 “유엔총회 기간에 북핵 6자회담 장관급 회담을 개최할 계획이 잡히진 않았지만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측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