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13합의 이후 김정일 담력·배짱 집중 선전

▲ 선군정치를 고취하는 북한선전구호

북핵 6자회담 ‘2·13합의’ 이후 북한 선전매체들이 김정일의 우상화 선전을 ‘백두산 장군의 담력과 배짱’에 집중해 벌이고 있다.

25일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민족의 자존심과 혁명적 자부심이 장군님(김정일)에 의해 최상의 경지에서 빛나고 있다”고 전하고,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을 짓밟으려는 제국주의자들의 위협과 간섭책동이 통하지 않고 있다”고 김정일의 위대성을 한껏 치켜 세우고 있다.

대남방송인 평양방송도 23일 “든든한 배짱과 무비의 담력, 이것은 백두산형의 위인이신 장군님(김정일)의 천품”이라며 “판문점 사건 때에도, 1990년대 초 미제가 일으킨 핵사찰 소동 때에도 장군님은 무비의 담력과 배짱으로 미제의 머리 위에 철추를 내리시어 우리 조국과 인민의 자주권을 튼튼히 지켜주셨다”고 주장한바 있다.

북한선전매체는 김정일 우상화를 선군사상에 초점을 맞추어왔다. 천편 일률적인 선군정치 찬양에서 최근 들어 ‘백두산의 담력과 배짱’이라는 선전문구가 5차 6자 회담 3단계회의 이후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백두산 장군의 담력에 관한 우상화 선전은 94년 ‘제네바 합의’ 때와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다. 93년 1차 핵위기 당시 북한 전역에는 “200대의 적 비행기가 영변지구를 폭파한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전쟁전야를 이루고 있었다.

전쟁 발발 일보 전까지 갔다가 제네바 합의를 통해 중유 50만 톤과 경수로제공이 합의되자 북한 선전매체들은 ‘장군님의 위대성에 미국이 바치는 진상품’이라며 김정일의 담대함을 집중 선전했다.

당시 북한은 노동당 강연제강을 각 기관, 직장, 인민반 별로 내려 보내 “백두산 장군의 무비의 담력에 제국주의 연합세력이 백기를 들고 나왔다”고 선전했다. 더욱이 94년 7월 김일성 사망 이후 김정일을 부각시킬 소재가 필요했던 선전 당국에게 ‘제네바 합의’는 김정일의 위대성을 선전하는 절호의 기회였다.

2.13 합의, 김정일 위대성 선전으로 귀결시켜 체제결속 꾀할 것

북한은 이번 ‘2.13합의’도 김정일 우상화 선전과 함께 주민들의 체제결속에 이용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외부와의 협상에서는 핵폐기 초기 단계 제공을 전제로 경제지원을 받고, 내부에서는 김정일위 담력과 배짱으로 제국주의를 무릎끓게 만들었다고 선전하는 것이다.

북한 내에서 핵실험 이후 주민들의 반응은 94년과 사뭇 달라졌다. 아무 말이 없었던 당시와 달리 지금은 계층별로 여론이 갈라지고 있다.

미사일 발사(7.15)와 핵실험(10.9)이후 주민들은 “미사일을 쏘든, 핵실험을 하든 먹고 사는데 힘든 우리와 상관없다”고 반응했고, 권력층과 특권층들은 “핵보유국이 되었으니, 미국과 싸워 이길 수 있다”고 반응했다.

북한당국이 외교적 성과를 통해 양분화된 민심을 하나로 결속시키려는 모습도 읽을 수 있다. 일단 핵실험으로 경제적 이득까지 얻게 됐다고 선전하는 것이다.

14일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관영매체들이 ‘공동합의문’과 관련한 보도에서 ‘핵 불능화’ 문구를 빼고 ‘핵시설 임시가동중지’만을 소개하고 중유 100만 톤을 비롯한 경제, 에너지지원을 받게 된다고 보도한 데서 이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향후 선전매체들은 김계관 부상의 방미, 미 고위당국자의 방북 등 미북관계의 진전상황을 ‘김정일의 배짱’과 귀결시켜 대외적 체제 보장과 내부적 체제결속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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