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휴대폰으로 어디서든 결제 가능?…신뢰 구축이 관건

[탈북박사의 북한읽기] 김정은, 핀테크 도입 시도 움직임...사회시스템 개혁부터 시작해야

전국요리기술경연에 참석해 휴대폰으로 음식을 찍은 북한 여성들의 모습. /사진=조선의 오늘 캡처

최근 북한에서 핀테크 방식의 주민금융봉사(서비스)체계 수립을 위한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전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핀테크(fintech)’는 이름 그대로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한 서비스 또는 그런 서비스를 하는 회사를 가리키는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기술은 정보기술(IT)이다.

아직 북한의 핀테크 산업은 이렇다 할 실체가 없다. 전 세계적으로 IT기업을 중심으로 지급 결제 서비스가 쏟아지는 추세지만, 북한의 금융 분야에는 손에 꼽을 만한 변화를 찾기 어렵다.

오늘날 북한은 제대로 된 핀테크 서비스가 나타나기 힘든 환경이다. 최근에야 중앙은행을 통한 국영금융체계에만 안주하는 결제‧금융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한 듯 보이지만 사실 너무 늦었다.

다만 이것만 유의하자. 대부분의 변화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불과 몇 년 전 까지 만도 유선전화 도입조차 50%를 넘지 못했었지만, 이집트의 “오라스콤”과의 연계로 휴대폰 사용자인구가 급속도록 증가한 것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데일리NK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해 중앙은행에 전자금융봉사시스템을 도입하라고 지시했다. 금융봉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데이터를 쌓는 기간이 필요했지만, 느닷없이 이런 지시를 하달한 것이다.

중앙은행에 갑자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은행과 통제기관에서 개인거래를 막으라고 하던 당국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태도를 뒤집으니 중앙은행은 대체 수단 마련에 분주해졌다.

또한 북한의 과학백과사전출판사 경제전문 저널인 ‘경제연구’ 2018년 2호에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주민금융봉사를 활성화하는 데서 나서는 중요문제’라는 제목으로 소논문이 실렸다고 한다.

논문에 의하면 최근 북한은 화폐유통 및 결제분야에서 현대적인 정보기술수단과 정보기술 성과들을 적극 도입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융정보화 수준을 높여 금융거래에서 신속성과 정확성, 투명성과 편리성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휴대폰을 이용한 화폐유통을 확대할 데 대하여 강조했다는 것.

여기서 중요한 점은 현재 북한에서는 이동통신망을 이용하는 지능형 휴대폰이 급속히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 당국은 정보통신기술 발전까지 병행되면 사회문화생활, 금융, 유통에서 진전된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즉, 북한은 이동통신망을 주민금융봉사를 활성화하기 위한 주요 기재로 보고 주민금융봉사의 현대화, 정보화를 실현하고 금융거래에서의 신속성과 정확성, 투명성과 편리성을 보장하는 방도로 이용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제대로 실현만 된다면 휴대폰으로 북한 주민들은 은행 계좌를 조회하는 것은 물론 봉사기관(백화점, 주차장, 주유소 등)들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시대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장 북한에서 핀테크방식의 금융결제시스템을 실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이 이동통신망을 이용하여 주민금융봉사를 활성하기 위하여 나서는 과제는 무엇인가?

첫째, 휴대폰으로 주민들이 금융거래를 원만히 실현할 수 있게 하는 체계를 원만하게 구축하는 것이다. 즉 이동통신기관-금융기관-상점, 봉사기관을 연결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이동통신기관은 휴대폰을 이용한 상품구매, 금용거래 통보문(문자), 자금결제의 확인, 대금 지불 정보를 결제인과 피 결제인 사이에 제공할 수 있는 통신 구조를 구축하여야 한다. 또한 국내의 이동통신망 중계설비들을 합리적으로 배치하여 어디서나 휴대폰을 이용한 상품판매 및 금융거래에 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달되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금융기관은 주민들이 화폐를 은행에 예금하면 그 금액이 수치화되어 휴대폰을 통해 보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여야 한다. 또한 상품을 구입하면 그 기관에 금액이 안전하게 옮겨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제대로 마련하여야 한다.

상점, 봉사기관들은 대금 지불 및 결제를 단순하고 신속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말단장치(단말기)를 설치하고 RFID(무선인식), NFC(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현대적인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수입하여 도입하여야 한다.

둘째,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금융봉사시스템의 도입이 보다 중요하다.

이동통신망에 의한 주민금융봉사는 휴대폰을 이용한 전자상업시스템의 핵심이다. 또한 결제의 안정성, 투명성 및 체계의 안정성은 휴대폰 금융봉사의 기초이며 전자상업 확대를 위한 필수요인이다.

역시 신뢰의 문제라는 말이다. “강성대국”의 문에 들어선다고 하던 노동당의 약속은 물거품이 된 지 오래다. 특히 2009년 11월에 강행된 사상 유례가 없는 강압적인 화폐개혁은 북한 주민들로 하여금 노동당과 정부에 대한 불신을 가져오기에 충분하였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생계유지를 위한 시장 활동을 전개한 지 벌써 30년 가까이 됐다. 속담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시장이 형성되어 강산이 변하는 10년이 3번 지나가면서 주민들은 노동당과 당국의 정책을 회의적으로 대하고 있고 “운명도 미래도 담보한다”는 선전에 더는 속지 않고 있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마음 놓고 시장과 일터에서 경제생활을 할 수 있게 사회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 이러한 변화와 개혁개방만이 국제사회와 주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정상국가로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또한 여기에 금융 시스템 혁신의 성패 여부도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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