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효과 없는 ‘대선개입’ 왜?…”충성 경쟁”

북한이 통일전선부 등 대남기구와 선전매체를 총동원해 사실상 ‘반(反)박근혜’ 선동에 나서고 있지만, 그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오히려 야권 후보에 불리한 역효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남한 국민들의 정치의식 수준이 높아져 북한의 ‘전쟁이냐, 평화냐’와 같은 선동에 더 이상 동요하지 않고, ‘야권 후보 밀어주기’ 역시 반감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등 안보이슈가 부각돼 박 후보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던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 “북한변수가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야권이나 야당을 편든다는 것 자체가 국민에게 반감을 가져와 박 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안함 폭침 이후인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전쟁이냐 평화냐’라는 분위기로 중도성향의 젊은층이 진보세력을 택한 경우가 있지만 그동안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선거개입 효과는 대체적으로 미미했다.


지난 4·11 총선의 여당 비방 선동은 거의 영향력이 없었고, 2007년엔 대선 2개월을 앞두고 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렸지만 한나라당 후보가 압승했다. 2000년 4월 총선을 사흘 앞두고 첫 남북정상회담이 발표됐지만 ‘선거용 정략’이라는 비판 속에 한나라당이 제1당이 됐다.


이는 북한의 선거개입 선동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의미다. 선거 결과만 놓고 보면 오히려 보수 정당 후보가 약진하는 결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 같은 결과에도 올해 북한의 대선개입 시도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2007년 대선 때 개입 보도가 월 평균 52회였으나 올해 대선은 월 143회로 3배가량 늘었다. 대내외 매체들은 최근 들어 ‘야권 후보가 집권해야 한다’는 내용의 선동을 노골화하고 있다.


실제로 조선종교인협의회가 지난 9월부터 기독교·불교·천주교 등 종교단체들을 중국으로 불러들여 “남북관계를 위해 여당 후보보다는 2007년 10·4선언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는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며 야권 후보 지지를 요구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또 노동당 산하 반제민전(반제민족민주전선)도 남한 내 종북(從北)세력에 “새누리당이 또다시 정권을 장악한다면 남북관계 악화는 더 말할 것 없고 기필코 제2의 6·25전쟁이 일어나게 된다”는 내용의 격문을 하달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북한이 효과가 미미함에도 대선 개입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은 수령 독재체제의 특성에 기인한다는 지적이 많다. 김정은에 충성을 보이기 위해 대남관련 기구들이 ‘충성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북한의 선전매체나 대남기구들도 충성경쟁 차원에서 남한 대선관련 행보에 열심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도 “북한은 절대적인 수령 독재사회이기에 통일전선부에서 뭐든 해야 하니까 (남한 대선에)개입한다고 뭔가를 할 뿐이지, 그 사람들이 한국정치나 사회에 대한 치밀한 정확한 감을 가지고 체계적인 전략전술을 수립하고 실행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남한 차기 정권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기대심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에서 대선 개입을 강화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북한 당국은 주민을 겨냥해 ‘남한에 환상을 품지 말라’는 선전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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