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양강도 혜산을 출발해 평양으로 향하던 열차가 지난 12일 갑작스런 정전으로 고립돼 승객들이 추위와 굶주림에 떨고 있다고 NK지식인연대가 15일 전했다.
이 단체 통신원은 “지난 12일 양강도 혜산을 출발한 4열차(혜산-서평양)가 급작스러운 정전으로 4일간 양강도 김정숙군 풍양리역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있다”며 “열차가 정차한 풍양리역 부근은 20~30세대가 모여사는 농촌마을로 음식을 파는 곳도 없어 승객들이 굶주림과 추위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이번 정전은 발전소 가동중단으로 발생해 언제 전기가 올지 철도관계자들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승객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신원은 그러면서 “3, 4열차 운행노선은 중국국경과 인접한 압록강을 따라 운행하는 관계로 전기 공급이 타 노선에 비해 원활한 편이지만 이번 정전으로 4일간 꼼짝도 못하고 고립되는 상황을 맞았다”며 “북한당국은 현재까지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어 조만간 아사자나 동사자가 속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식인연대는 풍양리 역에 멈춰선 혜산-서평양행 열차는 원래 14열차였으나 2002년 북한이 열차편성을 다시 하면서 4열차로 승격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 열차번호는 열차의 중요성, 지리적 중요성, 통과하는 역의 개수, 열차의 상태 등을 고려해 부여된다. 이에 따라 김정일의 고향이 있는 양강도 지역을 우선시하면서 13, 14열차였던 혜산-서평양행 열차는 3,4열차로 9,10열차이던 평양-혜산, 혜산-평양행은 1,2열차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