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국여성 28명 납치 간첩교육에 활용”

▲ 북한에 의한 외국인 납치 기사를 게재한 ‘르 피가로’ 인터넷 판

북한이 1970년대에 프랑스 여성 3명을 포함한 28명의 외국인 여성을 납치했다고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가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신문은 최근의 각종 증언들을 토대로 “북한은 1970년대 요코다 메구미(1977년 납북) 등 일본인 외에도 프랑스인 3명과 이탈리아인 3명, 네덜란드인 2명, 중동인 2명 등 모두 28명의 외국인 여성을 북한으로 납치했다”고 전했다.

“납치된 프랑스 여성들은 평양에서 간첩들의 프랑스어 교육을 담당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납치된 이후 현재까지 이 여성들의 생사는 알려진 바가 없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북한의 이 같은 외국인 납치는 피랍됐던 레바논 여성 3명이 1979년 북한에서 풀려남으로써 전모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며 “이들 레바논 여성은 자신들이 납북돼 교육을 받던 장소에는 프랑스인 3명을 포함해 모두 28명의 외국인 여성들이 함께 있었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또한 “1978년 납북됐다가 1986년 탈북한 한국인 영화배우 최은희 씨도 평양의 초대소에서 프랑스인 여성들을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며, 이외에도 “대한항공(KAL) 88기 폭파범인 김현희 씨도 평양 교도소에서 프랑스인 여성에 관해 들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최은희 씨와 인터뷰를 했던 ‘일본인납북자구출회’ 니시오카 츠토무(西岡力) 부회장은 최 씨의 말을 인용해 프랑스 여성의 납치 경위를 설명했다.

“한 프랑스 여성이 자신을 부유한 집안의 자제로 소개한 한 남성의 초대를 받고 중국으로 오게 됐다. 여성은 이 남성이 사업상 급한 용무로 평양에 출장을 가야 한다고 해서 동행하게 됐다. 그러나 평양의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이 남성은 사라졌고, 여성은 그 뒤로 평양에 억류됐다.”

신문은 “일본 정부는 프랑스 외교부가 앞으로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따라서 일본 정부로서는 프랑스 여성들이 북한으로 납치됐다는 증언을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총리실의 납북자 담당 국장인 아메미야 토시오 씨는 “북한은 일본인은 물론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루마니아, 레바논, 시리아, 마카오, 태국, 한국 등지에서 사람들을 납치했다”고 말했다.

신문은 특히 “일본 정부는 자국인의 피랍 문제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오는 7월 일본 방문을 계기로 프랑스인의 납북 문제가 이슈화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일본인 납북자를 17명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로는 100여명에 달하는 납북자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요코다 메구미의 납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일본 납북자구조연합은 지난 2006년 북한이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 한국과 일본 등 전 세계 12개국에서 최소한 523명을 납치해갔다고 주장했다.

국가별로는 한국인이 485명으로 가장 많은 것을 비롯해 일본인 16명, 레바논인 및 말레이시아인 각 4명, 프랑스인 및 이탈리아인 각 3명, 마카오 출신 중국인 및 네덜란드인 각 2명, 태국인,루마니아인,싱가포르인,요르단인이 각각 1명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