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경경비대 식량부족에 中 민가 습격…밀수단속 강화 때문”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청수. / 사진=데일리NK

이달 초 북한 국경경비대 군인 2명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중국 국경을 넘어가 민가를 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전방 군인의 식량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할 정도로 북한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4일경 (평안북도) 삭주군 청수노동자구에서 근무하는 군인 2명이 중국 랴오닝(遼寧省)성 단둥(丹東)시 콴뎬(宽甸)현 가정집의 창고에서 식량을 훔치려 했다”며 “낌새를 눈치챈 몇몇 중국인들이 몰려들어 이들을 붙잡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들은 20대 초반 하전사였는데 당시 군복을 입고 있었고 총기 등의 무기는 소지하지 않았었다”면서 “중국 측에서는 조선(북한) 군인들이 먹을 것을 구하려 월경(越境)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국경경비대는 주민들의 도강, 밀수, 밀매 등을 눈감아주고 뇌물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의 군인들에 비해 주머니 사정이 나은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최근 강력한 대북제재가 시행되면서 북중 간 밀수가 어려워지자 수입이 크게 줄어들어 경제 사정이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간부들보다는 하전사(병사)들의 사정이 더욱 어려워진 것 같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몇 해 동안 신의주나 삭주 등에서 하전사들이 배고파 도강했다는 사건은 들어본적이 없었다”며 “중국 측은 지난해와 올해 가물(가뭄)도 심해 군량미 배급도 줄어들어 군인들이 배고픔을 못 이겨 도강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밀수를 눈감아주는 대신 뇌물을 연선 군대들이 받아왔는데 지난해부터 중국의 단속으로 밀수가 크게 줄어들어 뇌물을 못 받게 됐다고 한다”면서 “뇌물로 먹고 살던 국경 군인들이 돈을 받지 못하게 되자 넉넉했던 살림이 형편없어진 것”이라고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민가를 습격한 북한 군인들은 중국 당국의 조사 이후 북한 측에 인계됐으며 이들에 대한 처벌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북한 내부에서는 중국 측의 조사와는 전혀 다른 소문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이 이번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도록 거짓 소문을 퍼트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최근 신의주에서 ‘군인들이 돈이 탐나 배를 끌고 나와 중국인을 죽였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평소 조선에서 진귀한 것들을 헐값에 가져가고, 수탈하는 대방(무역업자)들이 미워 어린 하전사들이 조국을 위해 총으로 쏴죽였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하전사가 배고픔 때문에 월경을 했다는 것이 알려질 경우 군대의 식량난, 군기강 해이 문제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전혀 다른 소문을 군 기관이나 보위부 등에서 퍼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