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억류자 ‘대외몸값’ 높이는 기제로 활용할 것”

북한이 6일 미국인 제프레이 에드워드 포울레 씨를 억류하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은 3명으로 늘어났다.


북한이 3명의 미국인을 동시에 억류하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때문에 올 초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 위협과 미국의 인권 문제 제기에 대해 ‘말 폭탄’을 쏟아부으며 강한 반발을 보였던 북한이 ‘인질 카드’까지 활용해 대미 위협에 나선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 4월에는 미국인 관광객 매튜 토드 밀러 씨가 북한에 망명을 시도하며 법질서를 어지럽혔다며 구금했으며, 지난 2012년 11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를 나선경제특구에서 반공화국 적대범죄 행위혐의로 억류해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했다.


북한이 배 씨를 의도적으로 수개월간 억류하고 있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억류자 문제를 대미협상용으로 활용해왔다. 배 씨 석방을 위한 로버트 킹 미국 북한인권특사의 방북을 허용했다가 돌연 취소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북한이 향후 진행될 미국과 양자대화를 통해 큰 틀의 협상을 노리면서 자신의 몸값을 올릴 수 있는 기제로 억류자 석방 문제를 취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이번 억류 사건도 미북관계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최악으로 치닫을 경우 미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하면서 미북대화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의도된 전략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9일 데일리NK에 “미국이 자국민 억류를 통해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북한의 의도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북한이) 억류 인원을 늘려 나가는 것”이라면서 “결국 미국인 억류 장기화는 미국 정부를 자신의 의도대로 끌어내기 위한 협상용 목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한 고위탈북자도 “체제 출범 3년이 지났지만 외교 정상들과 한 번도 만나지 못한 김정은이 향후 석방 문제를 놓고 미국 고위 간부를 끌어들여 ‘미국이 원수님에 머리를 숙이고 들어왔다’는 식으로 선전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라고 말했다.


억류된 미국인 3명은 모두 ‘관광객’ 신분으로 입국했다. 또한 북한이 최근 외국인 관광 상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외화벌이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 관광객을 억류한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때문에 체제 위협 요소를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는 북한 김정은이 외국인 억류로 인한 대외적 이미지 손상보다는 대내 안정화와 체제 결속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조 연구위원은 “핸드폰 등을 통해 북한에 외부 소식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기독교 등 외부와의 접촉을 하지 말라는 주민 경고성 움직임으로도 볼 수 있다”면서 “주민들에게 ‘우리 체제를 외국이 집요하게 헐뜯고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선전하면서 내부 결속을 다지겠다는 김정은 식(式)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는 북한의 ‘선(先) 행동 변화’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억류자 석방 문제를 매개로 양국 간 대화를 타진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오히려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활용해 억류자 문제의 인도적 처리를 촉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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