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 뉴욕에서 진행한 미·북간 회동 결과를 중국 측에 설명하고 북핵 6자회담 일정 등을 논의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뉴욕 방문을 마친 북한 외무성 리근 미국국장은 11일 밤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뒤 12일 중국 외교부를 방문, 중국 측에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고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이 전했다.
리 국장은 방미 기간에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성 김 북핵 특사 등과 만나 핵 검증이행 방안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조율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측 인사와도 처음으로 접촉했다.
리 국장은 11일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방미 기간에 좋은 논의가 이뤄졌다”면서 미국 방문이 성공적이었느냐는 질문에 “잘 진행됐다”고 답했다.
방미 당시 리 국장은 성 김 북핵특사와 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에게 “(우리는) 미국의 여러 행정부를 대상(상대) 해 왔고 우리와 대화하려는 행정부, 우리를 고립하고 억제하려는 행정부와도 대상했다”며 “우리는 어느 행정부가 나와도 그 행정부의 대조선 정책에 맞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오바마 행정부를 상대로 하는 대미외교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도 리 국장과의 회동 이후 “미북간 현안이 오바마 정부로 제대로 인수인계되는지 (북측이) 확인하고 싶어해, 완전한 의사소통이 되고 있으니 걱정말라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방미 중인 7일 리 국장이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 주최 북핵문제 전문가 회의에 함께 참석한 버락 오바마 선거 캠프 한반도 정책팀장인 프랭크 자누지와 만난 것으로 추정됐지만 주최측의 비공개로 인해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오바마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던 만큼 양측이 최소한 향후 미북간 대화 유지의 필요성과 핵 문제 해결 등에 관한 포괄적인 의견 교환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리 국장은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武大偉) 부부장 등 중국측 인사들과 만나 북미 회동 결과를 통보하면서 차기 6자회담 개최 시기 등도 구체적으로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미북회동에 이어 중국측과 추가로 접촉함으로써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내달로 점쳐지는 차기 6자회담의 개최 시기가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 국장은 고려항공 정기운항일인 13일 오후께 북한으로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