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육성 녹음 “(연평도서) 남측이 먼저 쐈다”

북한 주민들은 11.23 북한군의 연평도 공격이 우리 군의 선(先)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조선방송, 열린북한방송, 북한개혁방송, 자유북한방송 등 대북방송 4사(社)는 6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규탄과 민간대북방송 활성화를 위한 공동기자회견’을 연 자리에서 열린북한방송이 북한 주민과 북·중 접경지역의 취재원과 직접 통화한 실제 육성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녹취 속 취재원들에 따르면 연평도 포격사건 당시 북한 일부지역은 3일 동안 정전상태였다. 따라서 북한 주민들 대부분은 연평도 포격 사건에 대해 잘 모르거나, 이후 중앙방송을 통해 알고 있어도 남북 쌍방 간의 교전은 남한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


민간대북방송들이 이날 공개한 11월 30일자 통화내용에서 한 북한 주민은 “조선중앙TV에서 연평도 사건에 대해 거기서(남한) 먼저 한 걸로 나온다”면서 “그리고 또 우리도 그렇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통화자가 다시한번 사실관계를 묻자 이 주민은 한바탕 웃으며 “나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지. 나 뿐만 아니라 다 그렇게 생각하지”라면서 북한 당국을 신뢰하지 않지만 발표는 믿을 수밖에 없다는 투로 대답했다. 


11월 25일에 통화를 한 조선족 화교(華僑)는 “북한은 번번히 언제나 먼저 도전하지 않는가. 단둥에서는 연평도 사건에 대해 다 안다”면서 “북한 주민들은 당연히 북한에서 먼저 쐈다고 안 한다. 북한 사람들은 그저 남한에서 먼저 도전했으니까 자기네가 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군사적 충돌이 북한 후계체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겠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가지고 있는 것이 포탄, 총알 밖에 없지 않느냐”면서 “다른 것 해봤자 세계에서 알아주지 않고 관심하지 않는다. 해전 등 싸움을 해야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지니까 그리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대북방송들은 또 기자회견 말미에 민간대북방송에 대한 지원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서를 낭독했다.


성명을 낭독한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는 “김정일 부자가 감히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자신들의 독재유지 수단으로 삼으려 한 것은 정부와 국민이 김정일 선군독재에 올바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정부와 국민은 김정일, 김정은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토대로 대북 정책을 수립하고 안보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북 민간방송들이 제3국이 아닌 대한민국에서 전파를 송출할 수 있다면 북한의 변화를 보다 더 강력하게 촉진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정부가 민간대북방송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합동기자회견에서는 북한주민들이 소지하고 있는 라디오나 TV를 북한 당국이 어떻게 통제 하는지에 대한 시연이 열려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열린북한방송의 김명진 피디가 북한에서 어떻게 매체를 통제하는지 시연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라디오의 경우 분해 한 후 채널을 돌릴 수 있는 튜너부분을 완전히 제거한다. 아날로그 텔레비전의 경우는 채널을 돌릴수 있는 튜너를 제거, 봉인하지만 디지털 방식은 리모콘 회수 및 채널 변경 부분을 완전히 봉인한다. /김봉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