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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온 나라가 전쟁의 화염에 휩싸일 것”이라고 주장했던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안경호 서기국장이 광주에서 열리는 6·15 통일대축전 북한 민간단장 자격으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자 한나라당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안 서기국장은 지난 10일 열린 ‘반일 6.10만세 시위투쟁 80돌 기념 평양시 보고회에서’에서 “한나라당이 권력의 자리에 올라앉으면 6·15도 날아나고 평양-서울로 가는 길, 금강산 관광길이 막히게 될 것이며 개성공업지구 건설도 전면 중단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남녘땅은 물론 온 나라가 미국이 불 지른 전쟁의 화염 속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극언을 퍼부었다.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안 서기국장의 발언에 대해 북측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북한 대표단의 입국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안경호 국장의 언사는 결국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미국을 핑계삼아 한국과 미국을 이간질하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안 국장의 발언에 대해 북한측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6·15민족통일대축전’ 참석차 남한을 방문할 예정인 북한 대표단의 입국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안 서기국장의 발언은 지난 1994년 박영수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의 ‘서울 불바다’ 발언과 비교될 정도. 최근 북한은 선전매체를 통해 한나라당과 뉴라이트를 집중 공격해 남한 정치에 노골적으로 간섭하려는 의도를 보인다는 분석을 낳기도 했다.
안 서기국장이 ‘전쟁의 화염’ 발언 직후 북측 민간 대표단의 단장 자격으로 참석함으로써 6·15남북행사장에서 反한나라 공세를 이어가기 위한 고도의 전략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안 서기국장을 포함한 128명의 민간 대표단은 14일 오전 서해 직항로를 통해 광주에 도착할 예정이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