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권력서열 6위이자 차기 국가주석으로 유력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오는 16~19일동안 3박 4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지난 3월 국가 부주석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 시 부주석은 이번 방한에서 이명박 대통령, 정운찬 국무총리 등과 만나 북핵 등 한반도 현안과 한중 전략적 동맹 관계 등에 대해 포괄적인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15일 이번 시 부주석의 방한으로 “한중 양국간 북핵 문제 등 한반도 문제를 주로 논의하는 장이 마련될 것”이라며 “북한 문제는 중요한 의제이기 때문에 당연히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 부주석 방한 수행단 일원 중 6자회담 중국측 대표인 우다웨이 부부장도 포함돼 있어, 최근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계기로 이뤄진 미북대화에 대한 평가 등 6자회담 재개와 관련된 한중간 긴밀한 의견교환도 예상되고 있다.
시 부주석은 취임 뒤 첫 해외 방문지로 지난해 6월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북한은 시 부주석이 중국의 차기 지도자라는 점을 감안해 김정일은 물론 주요 지도급 인사들과 잇달아 면담을 추진하는 등 예우에 공을 들였다.
시 부주석은 앞서 12일 한국과 일본의 베이징 주재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각 당사국은 6자회담이 재개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9·19 공동성명에서 채택된 비핵화의 정신이 전면적으로 실현되길 희망한다”며, 북한 핵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 해결되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최춘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 부주석은 보즈워스 미 특사의 방북 등을 고려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조급증을 내지 말고 기다려보자는 입장을 우리측에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의 그랜드 바겐에 대해서는 지지한다는 반응보다는 긍정적이라고 얘기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시 부석의 방한 의미와 관련 “시 부주석이 후진타오 주석의 뒤를 이어 오는 2012년 국가주석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번 방한은 중국 차세대 핵심 지도자와 관계를 구축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중 정상은 지난해 5월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고, 실천 방안의 하나로 고위급 교류를 긴밀히 하기로 했다”며 “시 부주석의 방한도 고위급 교류의 일환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14~22일까지 일본, 한국, 미얀마, 캄보디아 등 아시아 4개국 순방을 진행하고 있는 시 부주석은 16일 밤 서울에 도착해 대통령 예방, 국무총리 회담, 정당대표 접견, 경제 4단체장 주최 오찬, 경주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19일 아침 미얀마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