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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4일~17일 평양에서 진행되는 <6.15 통일 대축전>에 참가할 남북대표단 명단이 12일 확정됐다.
남측은 예정대로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단장으로 평양에 가게 됐고, 북측은 한때 유력시된 임동옥 조평통 부위원장(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이 아닌, 김기남 조평통 부위원장(노동당 선전비서)이 단장을 맡게 됐다.
남측 대표단은 대표 9명과 지원단, 기자단 등 모두 40명으로 구성됐고, 북측은 김기남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고,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 등 16명의 대표와 임동옥 조평통 부위원장(통전부 제1부부장)을 비롯한 8명의 자문위원들로 대표단이 구성됐다.
북한대표단 구성을 보면 김기남은 대외활동의 책임자로, 임동옥은 ‘대남정책작성'(북측 대표단 일행의 활동상황을 기록, 행사후 김정일에게 보고)의 조종자로 대표단 활동을 주관할 것으로 보인다.
대남사업 핵심인 임동옥 외에 대남사업 참모들인 권호웅 내각책임참사, 전금진 참사, 그리고 지난번 남북비료회담 대표로 왔던 김만길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보아, 북한이 이번 행사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기남은 누구인가?
고향이 강원도 원산인 김기남은 1926년생, 올해 79살이다. 김기남은 김일성-김정일체제에서 체계적으로 키워진 전형적인 선전가형이다.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과오를 범하지 않아 한번도 ‘혁명화’를 겪지 않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만경대혁명학원과 김일성 종합대학을 졸업하고 모스크바 국제대학을 유학하는 등 북한에서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1952년 외무성에 들어가 참사로 활동했으며, 주중 대리대사, 외무성 의례(의전)국장을 거쳤으나, 1961년 8월 중앙당 과학교육부 부부장으로 임명, 외교일꾼에서 당일꾼으로 변신했다.
1966년 중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근로자사(직업동맹기관지) 부주필(1972.4) ▲근로자사 책임주필(1974.12) ▲ 노동신문 책임주필(1976.4) ▲조선기자동맹 위원장(77.12) ▲중앙당 선전선동부장(85.10)을 거쳐 1992년 12월 선전비서로 승진했다. 선전부에서만 40년 이상 종사.
2003년 9월부터 당역사연구소 소장직도 겸하고 있다. 오랫동안 선전분야에서 김일성-김정일을 찬양하는 각종 구호, 문헌, 노작(논문)들을 집필, 김정일의 신임이 두텁다.
북한의 대표적인 구호인 “우리식대로 살아나가자!” “생산도 학습도 생활도 항일유격대식으로!” 등도 김기남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일의 이름으로 발표되는 주요 문헌이나 각종 축하문도 김기남의 손을 거친 것이 많다.
김정일은 “김기남 동무는 내가 하라는대로 하는 사람”이라고 공석에서 발언한 바 있으며, 황장엽 전 노동당 국제비서도 어느 기자회견에서 “김정일 앞에서 바른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김기남”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때 남한에서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두남(금수산 기념궁전관장)과 형제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으나, 사실이 아니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