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하면 막다른 골목으로 갈 수밖에”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美 대사. /김봉섭 기자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는 “북한 체제와 지도부가 현재 굉장히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북한이 김정은 3대세습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티븐스 대사는 지난 14일 진행된 데일리NK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현재 중요하고 쉽지 않은 시기를 겪고 있는데, 김정은 승계문제는 북한의 복잡한 문제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북한체제가 큰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 하루 아침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수년에 걸쳐서 일어났다”며 “북한 문제는 굉장히 미묘하고 복잡한 사안으로 볼 수 있는데 북한의 입장에서 권력 승계도 하나의 과제”라고 밝혔다.


권력세습 과정에서 북한의 재도발 가능성과 관련, “평양에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잘못된 길이라는 명백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면서 “북한이 무기를 개발하고 도발하면 결국 막다른 골목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에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명백한 메시지 보내야”


그러면서 “다만 막다른 골목이 아닌 다른 길도 있다는 메시지를 평양에 보내는 것도 필요하다”며 “북한의 리더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러한 선택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그 길이 열려있다는 것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얼마 전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이 미국 의회에서 한미 양국이 협력해서 북한의 어떤 도발도 억제할 준비를 하기 위해 굉장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면서 “미국은 한국의 동맹국으로서 어떤 도전에도 같이 맞설 준비가 되어 있고 그럴 책임도 있다”고 덧붙였다.


스티븐스 대사는 미국이 자체적인 북한 식량실태 조사단을 파견할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와 관련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식량 사정에 대해서는) 현재 나와 있는 정보를 연구하고 다른 이들과 다른 어떤 조치가 되어야 할지 계속해서 협의중”이라면서 “미국은 ▲얼마만큼의 식량이 필요한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서 얼마나 필요한지 ▲지원한 쌀이 적절하게 감독이 될 수 있는지 등의 원칙과 북한의 여러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북 식량지원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세계식량계획(WFP)이 발표한 북한의 식량 실태보고서에 대해 그는 “미국은 WFP 보고서뿐 아니라 북한을 최근에 방문한 기업들의 (北 식량관련) 보고서를 계속 보고 있는 중”이라면서도 “사실 북한의 상황에 대해 미국 정부는 우려를 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계속해서 북한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6자회담 門은 핵폐기 이행 북한 행동 있어야 열려”


6자회담 재개와 관련, 그는 “북한이 2005년 9·19 공동성명 이행과 유엔결의안에 나와 있는 사항들을 지키겠다고 약속하고 행동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면 6자회담이 열릴 것”이라면서 “다만 이것저것 해야 한다고 하나하나 처방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목적의 진정성을 보이는 데 있어서 움직일 수 있는 여지를 조금 남겨두고 싶기 때문”이라며 “북한이 9·19 공동성명을 이행한다는 행동이나 조치를 보여줄 때 우리는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력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 양국이 중국과 대화를 더욱 심도있게 해야 한다”며 “한반도의 상황에 대해서 정부 대 정부 뿐 아니라 비정부 대 비정부 대화도 중국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대화를 통해 문제는 무엇이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공통의 이해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중국이 비핵화된 한반도와 평화 및 안정에 중요성을 부여하는 것 자체가 우리와 공통의 분모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물론 6자회담이 휴지기를 겪고 있지만 그래도 6자회담이 이뤄낸 성과에 대해서 중국이 부여하는 중요성을 한국과 미국은 생각해야 한다”면서 “작년에 본 것처럼 한반도에서 현상유지를 하는 것은 안정적이지도 않고 평화적이지도 않기 때문에 더 나은 것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실시중인 대북 금융제재와 관련해선 “물론 완벽하지는 않지만 대북 금융제재 효과가 있다고 본다”면서 “제재는 굉장히 시간이 걸리고 대상을 바로 지목하는 것이 힘들지만 우리의 독자적인 제재와 유엔안보리를 비롯한 다른 장을 통한 다자제재가 효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美 대사(우측)와 한기홍 데일리NK 고문(좌측) /김봉섭 기자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와의 인터뷰 전문]


-지난달 세계식량계획(WFP)이 북한에 108만 6천톤의 식량이 부족하다면서 긴급하게 43.4만t을 취약계층에 지원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정부나 민간단체는 WFP보고서를 신뢰하지 않는 편이다. 미국정부는 WFP보고서를 신뢰하고 있나?


미국 정부는 WFP 보고서뿐 아니라 북한을 최근에 방문한 기업들의 보고서를 계속 보고 있는 중이다. 그러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는데 사실 북한의 상황에 대해 미국정부는 우려를 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계속해서 북한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미국이 자체적인 식량 조사단을 북한에 파견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향후 미국 정부는 조사단을 실제로 파견할 계획인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래서 지금 나와 있는 정보를 연구하고 다른 이들과 다른 어떤 조치가 되어야 할지 계속해서 협의를 하는 중이다. 미국의 인도주의 지원이나 식량지원이라는 것은 몇 가지 원칙에 입각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첫째 얼마만큼의 식량지원이 필요한지, 둘째 자원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서 얼마나 필요한지, 셋째 우리의 지원이 적절하게 감독될 수 있는지를 보고 있다. 우리가 북한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러한 원칙에 따라 지원이 결정될 것이다.


-미국은 인도적 식량지원과 정치적 문제를 분리해 접근한다는 원칙이다. 그러나 일부 한국 언론들에서는 미국이 비핵화 대화에 북한을 나오게 하기 위해 식량 지원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북한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 대한 지원에서 미국이 인도적인 지원과 식량지원을 어떻게 했는지 보면 알 수 있다. 사실 지난 2009년 3월에 식량지원이 중단된 것 역시 우리의 결정이 아니고 평양의 결정이었다. 당시 식량을 전달하는 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실망했다. 그런데 북한 측에서 식량을 배분하는 사람들을 떠나라고 말을 했고, 그 와중에 아직 사람들에게 전달되지 않은 식량도 놔두고 왔다. 미국은 식량이 주민들에게 정확히 전달되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서 식량을 배분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해 사과를 해야만 대화재개를 할 수 있다는 원칙이다. 북한이 천안함과 연평도 관련 사과를 하지 않더라도 포괄적 의미의 비핵화 의지를 보이면 미북대화는 가능한 것인가? 


우리의 입장을 명백하게 하기 위해서 과거에도 노력해왔다. 작년에 북한이 두 번의 공격을 했다. 천안함과 연평도가 있었는데 이것을 보면서 외교적인 대화가 재개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초기 조치로서 일단은 남북간 긴장이 완화되고 나아가 남북관계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로 북한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데 있어서 한국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가 외교적인 방법으로 움직여 가는 것, 즉 다시 대화하는 것으로 돌아가면서 북한의 진정성을 보고 싶은 것이다. 바로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 정말 대화하는데 북한이 진지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진정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6자회담이 오랫동안 열리고 않고 있는데 북한이 어떤 정도의 조치를 해야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나?


첫째 2005년 9·19 공동성명 이행과 둘째로 유엔결의안에 나와 있는 사항들을 지키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셋째로는 이러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솔직히 이것저것 해야 한다고 하나하나 처방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목적의 진정성을 보이는데 있어서 북한이 움직일 수 있는 여지를 조금 남겨두고 싶기 때문이다.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의 농축우라늄 프로그램(UEP)에 대한 대응조치를 취하는데 있어서 중국의 반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다. 미국이 UEP문제와 관련 중국 정부의 협조를 얻어내기 위한 특별한 복안이 있나?


미국은 북한이 UEP를 개발했다는 보고를 매우 우려하고 있고 진지하게 받아 들이고 있다. 이것은 유엔 결의안에도 명백하게 위반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엔 안보리 당사국들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여러 번의 협의가 있었다. 또한 중국 후진타오 주석은 지난 1월에 워싱턴 D.C를 방문했을 때 오바마 대통령과 UEP를 포함, 북한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협의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양국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것만 보더라도 이것 자체가 굉장히 우려가 될 만한 사안이라는 데에 양국이 공통의 견해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유엔 안보리뿐 아니라 다른 장을 통해서도 이것에 대해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다. 이것은 기존의 유엔 결의안뿐 아니라 2005년 공동성명서 위반이기도 하고 꼭 다뤄져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작년 천안함 폭침 이후 한국 정부는 5·24조치를 내린 바 있고, 미국도 자체적으로 금융 제재를 실시하고 있는데, 제재 효과가 궁금하다.


몇 가지 제재를 실시하고 있다. 수년 동안 우리가 배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주민들에게 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집권엘리트들을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고 개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대상을 정해서 그쪽만 해당되는 금융제재를 개발해왔다. 기업이나 개인을 지명하는 것이다. 무기 확산이나 북한의 불법활동에 연루된 단체 및 개인을 명명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이와 관련한 기술이 굉장히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다른 국가들의 참여로 이러한 제재 효과가 커지고 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지만 효과가 있다고 본다. 굉장히 시간이 걸리고 대상을 딱 바로 지목해 제재하는 것이 힘들지만 우리의 독자적인 제재와 유엔 안보리를 비롯한 다른 장을 통한 다자제재가 효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에 의해 침몰됐다는 국제조사단의 발표에 국내에서는 여전히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북한의 소행이 아니며 조작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천안함 사건 당시 한국에 있었고 복구 작업 등의 과정에 참여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개인적으로도 국제 조사단의 보고에 대해 사람들이 왜 회의적으로 생각하는지 의아해 했다. 아마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이런 것이다. 한국 정부나 군 그리고 미국과 국제조사단이 속단하지 않기 위해서 매우 조심했다. 천안함 사건이라는 것이 사실 한 밤 중에 일어났고 처음에는 생존자를 확인한다고 시간이 걸렸고, 그 이후에는 인양작업이 있었다. 그리고 전 세계로부터 최고의 전문가들을 불러 굉장히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결국 모든 것을 접근하는데 있어서 조심스럽고 현명하게 접근한 것이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시간이 걸려서 나중에 사람들이 결과를 듣고 왜 맨 처음부터 그렇게 명백하지 않았느냐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매일매일 그 일에 대해서 보고를 받고 또한 한국 정부 외에 미국, 스웨덴, 영국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으로서 이들이 내린 결론은 빗나갈 수 없었고 명백하다는 것이다. 북한 어뢰에 의해 폭침했다는 것 외에는 다른 답이 없다는 것이다.


-북한 3대세습이 진행중이다. 김정은으로 권력 세습이 연착륙될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승계문제를 제외하더라도 북한 문제가 굉장히 미묘하고 복잡한 사안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의 현재 상황은 지도부와 체제가 굉장히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경제적으로도, 다른 세계에 둘러싸인 나라가 아닌가. 이런 상황은 하루아침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수년에 걸려서 일어났고 승계도 그들의 입장에서 하나의 과제다. 굉장히 중요하고 미묘하고 쉽지 않은 시기를 겪고 있다. 승계 문제도 이러한 복잡한 문제 중의 하나다.


-권력 세습과정에서 북한의 재도발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다.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미국은 한국의 동맹국으로서 어떤 도전에도 같이 맞설 준비가 되어 있고 그럴 책임도 있다. 얼마 전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이 미국 의회에 출석해서 한미 양국이 협력해서 북한의 어떤 도발도 억제할 준비를 하기 위해 굉장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지난 60여 년간 해왔던 일이다. 이와 동시에 평양에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잘못된 길이라는 명백한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바로 북한이 무기를 개발하고 도발하면 결국 막다른 골목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막다른 골목이 아닌 다른 길도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북한의 리더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러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그 길이 열려있다는 것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다. 남한 정부는 도발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의 태도변화는 없다. 향후 남북관계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나?


다만 짐작할 수 있는 것은 평양에 계속해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뿐 아니라 중국도 마찬가지다.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의 공동성명에도 나타났지만,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는 메시지가 들어있고 우리가 계속해서 권하는 메시지도 바로 이거다. 왜냐하면 남한과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관계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하고 우리는 이것을 지지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한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다.


-대사께서 며칠 전 민주당 박주선 의원과 면담에서 1~2개월 내에 북미간에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소개됐는데, 미북간 접촉이나 구체적인 진전이 있었던 것인가?


미국 정부의 견해를 전하는 데에 있어서 그 보도가 정확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딱 정해진 시간표는 내놓을 수 없고 그 방법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상태다. 하지만 개선이 가능한 한 빨리 되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고 이를 위해서 우리가 노력하고 있다. 비공개적인 장소에서 여러 사람들이 대화하다가 나온 이야기를 바탕으로 내 결론은 이거라고 말하니까 이러한 오해가 생기는 것 같다.


-북한 인권문제가 심각하다. 미국은 로버트 킹 인권 특사를 임명해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일부 NGO는 인권특사의 역할이 미흡하지 않느냐는 비판이 있다. 또 인권 개선을 위해서 미국이 어떤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나?


사실 인권문제야말로 어렵고도 고통스러운 부분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집무실에 앉아 있는 순간에도 고통 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북한의 인권과 인도주의적 문제를 다루기 위한 특사를 세웠다. 킹 대사는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한 인식을 제고시키기 위해 열심히 일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외에 다른 곳에서도 북한에 대한 지식을 높이는데 적극적인 활동을 해왔다.


이러한 인식제고는 굉장히 중요한 조치라고 생각하고, 사실 우리 모두는 당장의 효과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지만, 이 문제 자체에 어려운 점이 있다. 북한의 인권 상황은 가장 걱정되고 혹독한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킹 대사와 미국 정부를 대신해 북한인권 문제 해결에 있어서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 우리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서 잘 아시는 분과 연락도 하고 이와 관련 모든 글들을 열심히 읽고 있다.


-향후 미북 대화가 재개 되면 식량 지원을 매개로 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전술을 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인권문제는 그 어떤 나라와의 관계를 추구하는데 있어서도 하나의 요소가 되고 있다. 2005년 공동성명을 이해하고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그리고 북한이 국제사회에 정말 정상적인 국가로 되는 과정에서 인권에 대한 협의나 개선은 자연스럽게 나오는 한 부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이 북한 인권문제를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제기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한국 내 좌파 지식인들이 있다. 이러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한국, 일본 등과 공조를 통해 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같은 가치를 갖고 다른 국가들과 함께 북한으로 하여금 인권 상황을 국제수준에 맞게 지키라고 촉구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다. 사실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미국의 동기에 대해서 의심하는 것은 지난 30년 동안 미국이 인권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일해 왔는지에 관한 이해나 지식이 부족한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 중반에 내가 주한 미국대사관 정치과에 근무했을 때 정치적인 이유로 수감된 사람들의 명단을 작성했다. 그 당시에 있던 대사님을 수행하면서 한국 정부에 정치적인 활동을 제한하는 문제뿐 아니라 당시 심각했던 고문 문제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했다.


이것은 인권의 가치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한 일을 한 것이다. 한국의 민주화를 지원함으로써 한미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점도 알았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 물론 북한의 상황이라는 것은 더욱더 어렵고 우리는 북한과 어떤 관계도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가 인권문제를 다루는 데에 있어서 다른 정치적인 이유가 있다고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는 과거부터 일관되게 인권문제를 제기해왔다.


-북한이 개방을 하면 민주화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고, 특히 중국이 북한을 일방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어려움이 크다. 북한 개혁개방을 위해 중국을 움직이려면 한국과 미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한미 양국이 중국과 대화를 더욱 심도있게 해야 한다. 바로 한반도의 상황에 대해서 정부 대 정부 뿐 아니라 비정부 대 비정부 대화도 해서 문제는 무엇이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공통의 이해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중국이 비핵화된 한반도의 평화 및 안정에 중요성을 부여하는 것 자체가 우리가 일할 수 있는 공통의 분모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6자회담이 휴지기를 겪고 있지만 그래도 6자회담이 이뤄낸 성과에 대해서 중국이 부여하는 중요성을 한국과 미국은 생각해야 한다. 작년에 본 것처럼 한반도에서 현상유지를 하는 것은 안정적이지도 않고 평화적이지도 않다. 그래서 우리는 더 나은 목표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가 우리에게 공통의 이해관계를 준다.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는?


1978년 외교관으로서 첫발을 내딛은 스티븐스 대사는 워싱턴 및 아시아, 유럽에서 수많은 외교관직을 수행해왔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미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를 지냈으며 2003년부터 2005년까지는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로 근무했다. 워싱턴에서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유럽 담당 국장을 지낸 것을 비롯, 국무부 선임 영국 지역 담당관과 국무부 산하 해양, 환경 과학국에서 생태 및 지구 보존국 국장을 역임했다.

해외 경력으로는 포르투갈 리스본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부대사(1998~2001)를 지냈으며, 북아일랜드에서 휴전이 이루어지고 ‘굿 프라이데이’ 협정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던 당시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총영사(1995~1998)를 역임했다. 이보다 앞서 중국 광저우에서 영사 및 공보 업무(1980~1982)를 담당했고, 주한미국대사관 정무팀장(1984~1987), 부산 미국 영사관 선임영사(1987~1989) 등을 거쳤다. 또한 1990년대 초 유고슬라비아 연방이 해체되던 격동기에 유고슬라비아 주재 미국 공관에서 정치 담당관으로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