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오라스콤, 北 자회사 오라뱅크 폐쇄 결정

이집트 통신회사인 오라스콤이 북한 내 금융 자회사 오라뱅크(Orabank)의 폐쇄를 결정했다.

이집트 일간 데일리뉴스이집트는 5일 이집트 통신 재벌 나기브 사위리스가 소유한 오라스콤 텔레콤 미디어&테크놀러지(OTMT)는 전날 성명을 내고 미국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로 인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5차 핵실험을 응징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새 대북제재 결의 2321호를 내놓은 이후 첫 이행 사례로서 발표된 것으로 보인다.

오라스콤의 이번 결정에는 지난 달 28일에 있었던 이사회의 결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라스콤은 이사회에서 오라뱅크의 평양지점의 금융 활동이 유엔 안보리와 미 재무부 제재에 저촉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폐쇄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깁 사와리스 오라스콤 회장은 이사회 회의가 열렸던 당일 전용기 편으로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나깁 사와리스 회장이 ‘고려링크’ 문제로 북한 당국과 고위급 회담을 통해 최종적으로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었다.

한편 오라스콤은 이번 폐쇄 절차에 따라 오라뱅크의 모든 현금과 유동성 자산을 OFAC 제재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지정된 오라스콤 자회사로 옮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라스콤은 북한 내 이동통신사인 ‘고려링크’는 미국의 제재에도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라스콤은 2008년 총 4억 달러를 투자하는 조건(4년간)으로 북한의 이동통신 사업권을 따냈고, 북한 체신성과 합작으로 ‘고려링크’를 설립해 북한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하고 있다.

북한에서 이동통신 사업이 시작되면서 고려링크 가입자는 2012년 100만 명을 돌파했고, 2013년에는 200만명, 그리고 2015년 말에는 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이 2011년경에 북한 내 통신업체인 강성네트를 출범시키고 고려링크와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오라스콤 측과 의견이 충돌하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