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3주기’에 소모된 꽃 값은?…총 100여억원

오늘(17일)은 김정일이 사망한 지 3년이 되는 날이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새벽부터 주민들이 평양 만수대언덕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상에 꽃을 놓고 참배했다고 전했다.

북한 주민들 대부분은 이 기간에 김 부자 동상에 조화나 생화를 바쳐야 한다. 꽃을 바치는 것에 따라 충성도를 평가받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이 이 기간 동안 꽃을 바치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은 어느 정도일까. 북한 시장에서 보통 조화 한 송이는 500원, 생화 한 송이는 꽃송이 크기에 따라 1000~2000원이다. 큰 화환은 170달러, 작은 화환은 50~100달러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15일 현재 시장에서 1달러당 북한 돈 약 8000원 정도이다. 

북한 인구는 대략 2400만 정도이다. 이중 유아, 노약자, 돈이 없어 꽃을 못사는 주민들을 제외한다 해도 최소 1000만 명 정도가 김정일 3주기에 꽃을 놓고 참배한다는 대략적인 추산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이날 ‘백두산대국 억만년 부흥강대하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이 나라의 천만의 상제들이여, 이 날에 그리운 어버이 앞에 서시라”라고 밝혔다.

1인당 평균 꽃 구매 가격을 최소 1000원 정도로 산출해도 ‘김정일 애도’에만 사용되는 꽃 비용은 무려 100억 원(약 120만 달러)이 소요되고 있는 셈이다. 또 평안남도 시장에서 쌀 1kg이 5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쌀 2000t을 하루에 버리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장군님 서거 3돌을 맞으며 소학교부터 공장, 기업소, 농장에 이르기까지 꽃 ‘정중사업'(충성심을 꽃으로 표현하는 사업)이 있었다”면서 “꽃 구매는 강제적으로 진행되지 않았지만 충성심이 평가되기 때문에 돈 없는 주민들도 생화나 조화를 구매해 애도를 표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조직행사는 크게 진행되지 않았고, 당·행정·군, 근로단체를 비롯한 대학, 소학교학생들까지 꽃을 구매해 김 부자 동상을 찾아 애도묵념을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추모행사를 조직적으로 하지 않을수록 행사가 끝나면 뒤 조사는 더 엄밀히 진행되기 때문에 꽃 정중사업은 무조건 해야 한다”면서 “이번 김정일애도는 김정은체제에 충성하겠다는 혁명성으로 평가되는 만큼 지난해보다 더 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17일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상에 헌화할 꽃을 만들고 있는 주민들의 모습을 게재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김정일 3주기를 맞아 김 부자 동상에 헌화할 꽃은 시장 꽃 매대나 개인 가정, 길거리에서 판매된다. 판매되는 꽃 종류는 김정일화, 국화, 백일홍, 은방울꽃 등 조화나 생화다.

소식통은 “장마당 벌이로 하루 먹고 사는 주민들은 돈을 쪼개가며 생화 한 송이를 쌀 300g 가격으로 구매한다”면서 “돈주(신흥 부유층)들은 비싼 화환을 동상에 바치고, 당(黨)의 신임을 받아 이런 기회를 한몫 챙기려 한다”고 설명했다.

시(市)·군(郡) 간부들도 김정일 ‘3년 탈상’ 후 강화될 김정은 체제에 맞춰 큰 화환을 제작해 애도하고 있다. 소식통은 “시, 군 간부들은 시 인민위원회 예산으로 큰 화환을 시장에서 구매한 다음 월급에서 꽃 값을 제외하고 준다”고 말했다. 

애도기간 판매되는 조화는 주민들이 시장에서 꽃종이와 물감을 사 직접 만든다. 생화 역시 개인이 텃밭에 하우스를 만들어 꽃을 키워 판매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이날 “온 나라 남녀노소가 한없는 그리움에 젖어 꽃다발과 꽃바구니를 안고 위대한 장군님의 동상과 태양상을 찾고 있으며 흰 눈 내리는 수도의 만수대언덕으로는 꽃물결이 그칠 새 없이 흐르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