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AG응원단’ 해산하지 않고 평양에 남아 있어”

북한은 지난달 28일 인천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혔지만, 응원단은 아직 해산하지 않고 평양에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측이 아시안게임 응원단 파견에 여지를 남겨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양강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현재 응원단으로 뽑힌 인원들이 해산되지 않고 (평양에) 대기 중이기 때문에 응원단이 가고, 안 가고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할 응원단을 한국에서 받지 않으려 해 응원단을 보내지 못할 것이란 소문이 퍼지고 있다.


소식통은 “힘들게 준비한 응원단을 한국에서 받지 않겠다고 해서 보내지 못할 것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면서 “주민들 속에서는 ‘응원단이 한국에 가서 응원에 참가하면 경제적인 면에서 우리(북한)가 도움이 되니까 제동을 건 모양’이라는 소문도 들린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의도적으로 이 같은 소문을 확산시키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당초 북한은 응원단을 파견하겠다고 통보했고, 응원단을 선발, 훈련까지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이 체류 비용 문제를 걸고 넘어져 파견을 철회했다고 하면 북한 당국의 체면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남측에서 다시 한 번 응원단을 파견해달라 요청을 하면 ‘남측이 우리(북한)에게 고개를 숙이고 들어왔다’고 김정은 체제의 위대성을 주민들에 선전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 노동신문도 이날 “남조선 인천에서 진행되는 제17차 아시아 경기대회에 우리응원단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면서 “응원단 규모와 구성이 어떻다느니, 공화국기와 통일기의 크기가 어떻다느니 생트집을 걸었고 비용문제를 꺼내들고 실무접촉에 장애를 조성했다”며 응원단 불참의 책임을 우리 측에 전가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응원단에 뽑힌 일부 친인척 사이에서는 “우리는 보내자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이런저런 구실을 대면서 받지 않으려고 하니까 응원단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모양”이라면서 “진짜로 참가도 못하면 숱한(많은) 돈을 들여서 훈련한 것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한 “응원단을 한국에서 받지 않겠다는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두고 봐야 하는 문제”라면서 “오히려 우리(북한) 쪽에서 다른 생각이 있어서 그러는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반문하기도 한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이 같은 소문이 돌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보내야 한다는 분위기가 많다. 주민들은 “응원단이 참가해 경기를 잘할 수 있고, 분위기를 띄울 수 있어서 좋고 경제적인 면도 챙길 수 있다”면서 “(북한이)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북한) 쪽에서도 노력을 들여 준비한 것인데 되도록 가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선발된 응원단은 그동안 평양 금성학원과 예술분야 대학생들을 선발했던 것과 달리 일반 직장에서 일하는 여성들도 선발됐다는 소문이 있으며, 지역도 평양이 아닌 지방에서도 선발됐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그는 “이번 응원단은 23세 이하, 키 160cm 이상이고 당에 대한 충성심은 물론 인물과 체격, 성분 그리고 현재 가정환경도 중요한 기준으로 봤다”면서 “양강도에서도 몇 명 뽑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다른 지역들에서도 뽑혔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고 전했다.